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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시교육청 Mar 03. 2018

혼내지 않아도, 혼나지 않아도 되는 반려견 교육

[서울시교육청 직업 인터뷰]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을 만나다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인구가 1,000만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서울시교육청도 반려동물 천만시대에 걸맞게 '생명존중, 동물사랑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동물의 복지와 권리, ‘동물과 인간이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교육을 초등학교때부터 인성교육의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도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도서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된다』, 방송 『개밥주는 남자』,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활발히 소통에 나서고 있는 강형욱 반려동물 훈련사님을 만나 반려동물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 보았습니다.  



강형욱 : 안녕하세요.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입니다.

    


강형욱 : 어렸을 때부터 개들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했어요. 개들과 함께 사는 것이 꿈이었죠. 그러다 보니 반려견 훈련사라는 직업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강형욱 : 반려견 훈련사는 분야가 다양해요. 군대에서 군견을 훈련하는 분들, 마약 탐지나 폭파물 감지견을 훈련하는 분들, 그리고 가정에서 문제가 되는 친구들이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행동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가 있죠.

훈련사를 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개를 좋아하는 것이지만, 사람과 함께 행동하고 있는 개를 교육하는 것이므로 그 개가 살고 있는 환경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인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 주인이기에 주인(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해요. 동물과 일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사람과 밀접하게 일을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동물이랑만 일한다고 생각한다면 조금 어려울 수 있어요.




강형욱 : 우리나라에서 시작할 수 있는 첫 단계는 반려 동물 관력 학과를 통한 진입이에요. 수의학과에 들어가서 훈련사로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반려견의 성질, 성향, 섭취 음식 등 기본 교육을 충분히 습득한 다음 일반적인 훈련사로 생활하다가 자신의 전문 분야를 찾게 됩니다.

관련 학과, 아카데미 등을 통한 전문적인 교육 외에도  사설 애견훈련소의 견습생으로 들어가서 배우는 경우도 많아요.

저는 경험을 통해 직접 느끼는 것이 반려견 행동전문가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려견 훈련사라는 직업은 정해진 공식이나 매뉴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훈련사가 그 상황에 맞게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실전에서의 경험이 중요해요.



강형욱 : 어떤 훈련사가 되고 싶은가에 따라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 있어요. 산업이 커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훈련사가 생겼기 때문에 한 훈련사가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훈련사라고 해서 꼭 공격적인 개를 다룰 필요는 없어요. 애견미용실이나 동물병원 등에서 간단한 상담 정도의 역할만 할 수도 있죠.

예를 들어, 아이를 교육할 때 단순히 점수를 올리기 위한 가르침만 주려는 선생님에게는 학생과의 교감능력은 필요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이에게 삶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주고 싶어 하는 선생님에게는 교감능력이 꼭 필요하겠죠. 각자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하면 돼요. 본인이 어떠한 부분에 가치를 두고 있는가에 따라 거기에 맞는 철학도 생기게 되는 것이죠.



강형욱 : 네, 저는 동기부여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훈련 방법도 알고 있어야 하지만, 모양 만들기에서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이 친구들이 여유를 가지고 삶을 함께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저는 재미있어요.

          



강형욱 : 많은 순간들 속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바로 보호자들이었어요. 보호자가 포기하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자 한다면 개들은 언제든지 따라가요.

보호자가 안정적인 곳에 앉아있으면 개는 안정을 찾고, 불안정하다면 개들 역시 불안해집니다. 제가 본 대부분의 사례에서 보호자가 의지가 있었고 끊임없이 나아지는 부분을 찾고자 했어요. 그런 노력으로 사람과 개가 잘 어우러져 사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강형욱 : 먹는 것, 쓰는 것, 렌트까지 편리하고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해결되는 것이죠.

하지만 개와 함께 하는 삶은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어’라는 걸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드리고 싶어요.





강형욱 :  저는 반려견을 교육할 때 감정적 체벌을 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께 가르침을 배우며 혼날 때가 있죠. 가끔씩은 선생님이 짜증 나있고 것을 나에게 푼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개들은 이러한 사람의 감정을 몇 배로 더 많이 느낍니다. 사람이 짜증이나 화를 내면 개들은 그대로 느끼고 그대로 표현하게 되죠.

그렇다면 반려 동물이 문제 행동을 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끝까지 버티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에 내 아이가 콜라를 너무 좋아해요. 어떤 부모는 콜라는 몸에 좋지 않기 때문에 아예 주지 않거나 '조금만 먹어'라고 말할 거예요.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요? ‘아빠는 너에게 콜라를 주지 않을 거야’라고 말만으로 끝내지 않고,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표현하는지를 지켜보는 거예요. 아이가 짜증을 내기도 울기도 하겠지만, 이 반응을 온전히 받고 있되 즉시 허용해 주어서는 안 돼요. 그러면서 말합니다. ‘주말에 아빠랑 운동 갔다가 와서 한 잔 마시자’라고 말이죠.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고. ‘왜 말하는 데 듣지를 않는 거지?’, ‘안돼!’ 라며 혼낼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런 방식은 좋지 않은 체벌이에요. 아이의 짜증, 투정, 울음이 몇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그 순간을 그대로 지켜보며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지금은 안돼’라고 말해주세요. 아이 그리고 개들에게는 기다림의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해요.  



강형욱 : 보듬교육은 모든 것을 허용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보듬교육' 안에는 많은 규칙들이 있습니다.

예뻐하고 만져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사랑법이에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버티고, 상대가 아닌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을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강형욱 : 고민이 많이 되는 질문이네요.

학교 친구들도 각각 그 친구를 만든 배경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학교에서는 함께 교실 공간에 모여 동일한 교육을 받게 되죠. 아이마다 어떤 부모와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서 다른 성격과 정서를 가지고 있을 텐데요. 이는 학교 생활에도 영향을 많이 주게 되겠죠.      

개개인의 성향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제가 어떠한 방향성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기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네요.

 



강형욱 : ‘전문가’는 하고 싶은 것만 해서 되지 않아요.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즐기지 않던 것도 해야 합니다. 저 역시도 반려견 훈련사로서 하고 싶은 것만 했던 것은 아니에요. 누군가에게 전문성을 보여주고, 프로가 되고 싶다면 다양한 우여곡절을 발판 삼아 또 다른 전문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도 여전히 많은 경험과 공부를 토대로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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