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소비자와 노동자 사이에서

입천장 긁히는 바게트대신, 부드러운 치아바타를 택하라

by seoul

“배달의 민족, 소비자와 노동자 사이에서”


아, 나는 배민을 애정한다.
선택지가 많은 동네이긴 하지만,
당장 필요한 재료를 사기엔 가격도 적당했고
무엇보다 배달비가 합리적이었다.

주말에 주문한 식료품도
1주일 식사량으로 꽤 잘 소비했다.
그래서 나는 은근히 뿌듯했다.
‘이 정도면 시중 가격대비 현명한 소비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전,
요즘 배민을 반기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새로운 수수료 정책 때문에 시민들이 뿔이 났단다.
엥?
나는 어제까지도 너무 잘 쓰고 있었는데.

나의 현실 속에서 배민은
‘구세주’ 같은 존재였다.
게임에 빠진 아이를 두고 마트에 가는 일은
생각보다 큰 프로젝트다.
“엄마, 나 그냥 집에 있을래.”
결국 실랑이 끝에,
나는 B마트 장보기를 켰다.

회원제 덕분에 매달 쿠폰이 들어오고,
배송비도 세이브 된다.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오는 수고를
라이더님들이 대신해주니
감사한 마음마저 들었다.

그런데…
이 모든 ‘편리함’의 반대편에는
노동자들의 불편함이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그들의 운행거리도 제한되고,

수입도 줄고.

정책이 바뀌면서 모든게 최악이라고했다.

나는 멍해졌다.
그렇다면,
내가 ‘편리하다’고 느꼈던 순간들이
누군가에겐 ‘피로’였던 걸까.

소비자로서의 나는
그냥 효율적인 시스템을 쓴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입천장 긁히는 현실이 있었던 것이다.

‘소비를 끊어야 할까?’
‘그렇다고 그들의 삶이 나아질까?’
결국 고민은 또 한 바퀴를 돈다.

세상이 이렇게 복잡할 줄 몰랐다.
편리함엔 늘 불편함이 달려 있고,
누군가의 효율은 또 다른 누군가의 과로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배민을 켠다.
떨어진 아이의 간식을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떨어진 식자재도 미리 챙겨 담는다.
그리고 조용히 생각한다.


“이 편리함이 누군가의 희생 위에 있지 않기를.”


배민이 다시 방향을 잡길 바라고,
일하는 사람들이 더 나은 일터를 찾길 바라며,
나는 여전히 치아바타처럼 부드럽게 고민하고 있다.
단단한 비난보다는
조용한 숙고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


오늘의 교훈은 어쩌면 단순하다.


입천장을 긁히게 하는 급한 판단보다,
천천히 씹히는 고민이 세상을 더 부드럽게 만든다.


“소비는 선택이지만,
선택에는 언제나 누군가의 노동이 달려 있다.”


#배민 #B마트 #애용하는데요. #내돈내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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