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먹보다, 부드러운 부먹으로

입천장 긁히는 바게트 대신, 부드러운 치아바타를 택하라

by seoul

“찍먹보다, 부드러운 부먹으로”


오랜만에 예전 동료 선생님을 만났다.
일 얘기도, 사람 얘기도 통했던 몇 안 되는 동료.
이번엔 새로운 소식이 있었다 — 독립.

전부터 “그건 잘한 선택이야,
조금만 더 빨리 했어도 좋았을 텐데.”
그렇게 응원하던 그 독립이
이제 현실이 되어 있었다.

스튜디오 초대.
정리정돈이 잘 된 공간,
따뜻한 조명과 깔끔한 작업대.

그 안에서 선생님은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
멋있었다.
부럽기도, 좋기도 했다.

나도 한때는 그렇게 살았다.
두려움 속에서도, 설렘 하나로 시작했던 시절.
그래서 알았다.
새로움엔 항상 불안이 따라붙는다는 걸.
하지만 결국엔 다 된다.
정말로, 하면 된다.

커다란 창가 자리에 앉아
우린 2인 세트를 시켰다.
짜장면, 짬뽕, 그리고 탕수육.
수다를 떨다 보니
많아 보이던 음식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탕수육을 앞에 두고,
나는 말했다.
“찍먹이야? 부먹이야?”
선생님이 웃으며 대답했다.
“요즘은 부먹이 좋아요. 그냥 부드럽게 섞이는 게 좋아졌어요.”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예전엔 뭐든 따지고, 나누고, 확실히 정해야
속이 시원했는데,
이제는 ‘부드럽게 섞이는 게 좋다’고 말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그날의 탕수육은,
그냥 음식이 아니라 삶의 은유 같았다.
단단하게 튀긴 하루도,
때로는 적셔야 삼켜진다.

탕수육 소스가 촉촉하게 스며들듯
우리의 대화도 마음 깊이 퍼졌다.
서로의 불안, 설렘,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용기까지.


찍먹보단 부먹처럼,
단단함보단 부드러움으로.
그래야 오래 씹히고, 오래 남는다.


집에 돌아오는 길,
스튜디오의 향기가 아직도 코끝에 남았다.
선생님의 독립,
나의 새로운 시작.
우리 모두의 시작을 응원하며
화사의 노래처럼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굿굿-바이, 그리고 또 굳건히.”


“단단하게만 살지 않아도 괜찮다.
때로는 적셔야 부드러워지고,
부드러워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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