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화

거짓은 진실을 말하기도 한다

by seoul

18화. 발화 ㅡ 거짓은 진실을 말하기도 한다


예고된 이야기였다.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끝내 뱉어내야 했던 퇴사의 사유.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그들은 나의 말을 반박했다.
그 사유는 동의할 수 없단다.
그럴 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의 반대는
결코 나의 진실을 바꾸지 못한다.

나는 알고 있었다.
이야기는 이미 예정되었고, 나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을 가장한 진실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어쩌면 그 거짓이
진실보다 더 정확하게 나의 마음을 말해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진실은 때로 왜곡되어 전해진다.
거짓은 때때로 진실을 품는다.
사람 사이의 대화는 그렇게 모순 위에 서 있다.

퇴사를 결심한 이후에도
내가 말해야 할 것들이 줄곧 내 목을 막았다.
그 말을 한다는 건 또 한 번의 상처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결국 내가 꺼낸 이야기의 끝에는
'나를 지킨 일'이 남았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이 선택은 나를 부정하지 않기 위한 마지막 시도였다고
나는 조용히 되새긴다.



오늘,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나요?

그 말이 거짓이든 진실이든,
그 속에 자신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
그건 이미 희망을 향한 작은 발화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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