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은 없어도, 인정은 남아있어야지

입천장 긁히는 바게트 대신, 부드러운 치아바타를 택하라

by seoul

“낭만은 없어도, 인정은 남아있어야지”


낭만은 없어도, 인정은 남아있어야지.
그런데 없었다.

입천장이 긁히더라도, 어제는 할 말을 해야 했다.
조롱과 모욕, 그 얄팍한 기분의 찌꺼기들을 그대로 삼키기엔 목이 너무 아팠다.

상한 기분을 달래보려 아이와 외식을 나섰지만,
씹히는 음식마다 불쾌한 감정이 따라왔다.

무시당한 기분은 도무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대표님에게 있었던 일을 전달했다.
내가 참은 말들이 터져 나왔다.
조롱을 견디며 남의 얼굴을 읽어야 했던 하루였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단 한 줄이었다.


“그게 퇴사와 무슨 상관이죠?”


그 말에 맥이 풀렸다.
그렇지, 관계의 끝에는 늘 이런 식의 무감함이 있지.
하지만, 사람이면 무서운 줄은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
그들의 세상에는 낭만도 없고, 인정도 없었다.
그리고 이제는 두려움도 없었다.

의미를 알아채지 못할 사람이라면
애초에 상처 주는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알아채라고 던진 말이 정확히 읽혔고,
그걸 외면한다는 건 결국 무능의 방식이었다.

분이 풀리지 않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전화를 하며
억눌린 마음을 쏟아냈다.
뒤늦게 도착한 한 통의 메시지.
“경솔했어요.”
진심인지, 변명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나는 짧게 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입천장은 여전히 껄끄러웠지만,
그게 오늘의 최선이었다.
이제는 인수인계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 그걸로 끝이다.

주말밤,
우연히 본 드라마 〈태풍상사〉의 한 대사가
가슴을 세게 때렸다.


“니 쪼대로 살아라.
쪼대로 살고, 옆에 사람만 있으면 된다.”


맞다.
그 말이 전부였다.
결국 사람은 자기 쪼대로 살아야 하고,
옆에 남는 사람과만 살아내면 된다.
낭만은 없어도, 인정은 있어야 한다.
그게 최소한의 인간 예의다.

나는 오늘도 그렇게 다짐한다.


입천장 긁히는 하루 속에서도,
부드럽게 살자.
쪼대로 살고, 옆 사람만 지키자.


“낭만은 없어도, 인정은 남아 있어야 한다.
그게 사람답게 사는 최소한의 예의니까.”


#니쪼대로살아라 #인류애없는사회 #그들만의리그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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