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부엌에 갇히고, 다시 세상을 배우던 여자.
갓 스무 살, 노귀자는 한 집안의 살림을 맡았다.
그건 ‘맡는다’기보다 ‘떠안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결혼하자마자 그가 맞닥뜨린 건 사랑의 설렘이 아니라,
대가족의 밥상이었다.
“그때는 그냥 해야 했어.”
엄마는 그렇게 말했다.
“친정에서도 맏딸이라 집안일 다 했는데,
시집은 그보다 더했지.
식구가 얼마나 많았는지,
밥을 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갔어.”
그 집엔 동생이 여섯이었다.
두 명의 여동생, 네 명의 남동생.
모두 한 동네, 한 집에 얽혀 살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누군가의 목소리가 오갔다.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고,
잠시 앉으면 “물 좀 떠와라”는 소리가 들렸다.
그곳엔 ‘여자의 방’이 없었다.
엄마는 늘 부엌에 있었다.
냄비에서 김이 오르면, 엄마의 얼굴도 함께 피어올랐다.
그 연기 속에서 하루가 시작되고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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