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실크스크린
로고가 물성이 되기까지
매거진 6화를 준비하며, 처음으로 로고 스티커를 만들었어요.
오프린트미에서 스티커 주문을 하는 데 걸린 시간은 채 30분도 되지 않았어요.
요즘 굿즈 제작 플랫폼들은 정말 잘 만들어져 있어서, 크게 고민할 것도 없이 카드만 있으면 샤샤삭 진행이 가능했어요.
스티커 주문을 마치고 나서는 박스에 직접 찍을 실크스크린 스템프도 함께 준비했어요.
폰트에 맞춰 인쇄용 판을 만들면서, 예전에 했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어요.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안 해본 일이 거의 없었거든요.
봉제부터 실크스크린까지, 의뢰가 들어오는 일이라면 웬만한 건 다 해왔어요.
그 덕분에 요령도 생겼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를 여전히 즐기고 있어요.
할 수 있는 게 많아진 건 분명한 장점이에요.
스티커는 80×80mm 사이즈로 골랐어요.
작은 것보다는 조금 큰 게 좋고, 얇은 것보다는 굵은 게 좋더라고요.
내 취향이 확실히 그런가 봐요.
얇으면 더 굵게, 작으면 좀 더 크게.
아직 완벽한 세팅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갖춰진 느낌이에요.
이제 또 다음 샘플 제작을 준비해야 해요.
그런데 예전과는 다르게, 요즘은 모든 게 조금씩 더디게 느껴져요.
예전에는 공장 사장님들이나 거래처에서
“바로 안 돼요.”
“시간 좀 걸려요.”
“지금 당장 어떻게 해달라는 거예요.”
라고 말할 때, 그 말들이 유난히 거북하게 들렸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시장에 가면 다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
주문하면 오늘이나 내일쯤 도착할 거라고 믿었던 일들.
어떤 날은 가능했고,
어떤 날은 가능하지 않았다는 걸요.
상인이라고 다 팔지 않고,
상점이라고 다 갖추고 있지는 않다는 것도요.
여전히 답답하긴 해요.
하지만 별수 있나요.
그 과정까지 포함해서 만들어가는 거겠죠.
그렇게 오늘도,
조금의 답답함을 안고
천천히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어요.
#스티커제작 #실크스크린 #박스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