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파티
《 립스틱의 각도 1편》
<첫번째 이야기, 비오는날 파티>
소시오패스도 타인의 반응에 치명타를 입는다.
본인이 설계한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에는 꼼짝없이 당하고 만다.
그리고 또 준비되는 다음 계획 끊임없이 본인 주도의 상황을 만들어 낸다.
본인의 승리로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해 가지만
이 머저리는 다 티가 나는지도 모르고 있다.
“밖에 비가 많이 오네요?”
엘리베이터 안에 정적이 흘렀다.
소산나는 핸드폰을 보며 중얼거렸다.
파툴린이 눈을 슬쩍 흘겼다.
“제랄린은 아직 안 내려가셨는데요.” 소산나가 말했다.
파툴린은 시계를 보며 말했다. “좀 늦게 나가신 것 같던데요?”
"원래 제랄린은 5시 퇴근 아니에요? 오늘 약속 있으신가?
늦게까지 계시던데…"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소산나의 말에 엘리베이터 안이 조용해졌다.
...
스리미가 정적을 깨고 말끝을 흐렸다.
“며칠 전 폴라가 사 온 케이크 있잖아요…
"... 아, 토끼 장식 당근케이크이요?"
며칠 전 폴라가 입사 기념으로
다 같이 먹자며 점심시간에 사 온 케이크이였다.
그 케이크는 환영받지 못했었다.
눈치 없이 끼어든 케이크였다.
오늘도 그 케이크샵에서 케이크 살 거예요…”
엘리베이터 안의 공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웬? 케이크. 생일? 초대받지 않은 파티
누구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적… 4.. 3.. 2.. 1. 땡 하고 소리가 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와 비 진짜 많이 오네요. 얼른 가세요.”
어디 갈 곳들이라도 정해진 걸 알아챈 듯이,
소산나가 인사를 했다.
어차피 알고 있었으니까.
누군가의 생일, 그리고 누군가의 다가올 생일.
아주 절묘한 시점.
묘한 기류가
묘한 저녁을 만들어 냈다.
굵게 쏟아지는 빗줄기가 시원하기까지 했다.
짧은 순간에
누군가는 초대받고, 누군가는 초대받지 않았다.
서로를 확인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