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수면

하루를 통째로 자버린 날

by seoul

8화. 미라클 수면

하루를 통째로 자버린 날


하루를 잤다.

눈을 뜨고 다시 감고,
잠깐 일어났다가 다시 눕고,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른 채
하루가 끝났다.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

햇빛도 보고,
사람도 보고,
어제와는 다른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마음.

그런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움직일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계속 잤다.

이럴 때 사람들은 말한다.

“피곤했나 보다.”

“좀 쉬면 괜찮아질 거야.”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이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번아웃에 가까운 상태다.

계속해서 쌓여온 긴장,
지속적으로 유지해온 기준,
끊임없이 요구되는 성실함.

그걸 버티다가
어느 순간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가 된다.

이상한 건
그 상태에서도

머리는 계속 움직인다는 거다.

해야 할 일,
밀린 것들,
앞으로 해야 할 계획들.

다 알고 있다.

그런데 몸은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괴롭다.

“왜 나는 아무것도 못하지?”

이 질문이
머릿속을 계속 맴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정지 신호일 수도 있다.

억지로 움직이던 시스템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해서
강제로 멈춘 상태.

그래서 나는
오늘을
버린 하루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멈춘 하루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큰 차이다.

버린 하루는
후회가 남고,

멈춘 하루는
이유를 남긴다.

왜 멈췄는지.
어디서 무리가 왔는지.
무엇이 나를 이렇게까지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걸
처음으로 보게 된다.

나는 그동안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다.

루틴을 지키지 못해도,
아침에 일어나지 못해도,

그래도 somehow
살아가고 있다고.

그런데 아니었다.

나는 계속
무리하고 있었고,

그걸
“괜찮은 척”으로 덮고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 차이를
이제는 인정해보기로 했다.

미라클모닝은
일찍 일어나는 걸 말하지만,

오늘의 나는

잘 자는 것도 못하는 상태였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오늘의 미라클은
일어나는 게 아니라

그냥 자는 것이었다.

잘하려고 애쓰지 않고,
억지로 끌어올리지 않고,
그 상태를 그대로 두는 것.

그게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내일은
다를 수도 있고,
똑같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게으름이 아니라

신호다.

그래서 나는
이걸 무시하지 않기로 했다.

당신은
지금 쉬고 있는가.

아니면
멈춰버린 상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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