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사라진 상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날들

by seoul

17화. 감정이 사라진 상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날들


어느 순간부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크게 와닿지 않는다.

그냥 지나간다.

이상하게도
이 상태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평온한 것 같고,
안정된 것 같고,
조용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걸 괜찮은 상태라고 착각한다.

그런데 조금 지나면
알게 된다.

이건 안정이 아니라

감정이 꺼진 상태라는 걸.

무너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식.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 위해

느끼지 않기로 한 상태.

그래서 문제는

슬픔이 없는 게 아니라

기쁨도 없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해도
별로 기쁘지 않고,

무언가를 놓쳐도
크게 아쉽지 않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

의욕이 없어서가 아니다.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이 상태를 이렇게 말한다.

“요즘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런데 정확히 말하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에 가깝다.

그래서 더 어렵다.

슬프면 울면 되고,
힘들면 쉬면 되는데

이 상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계속 그대로 있게 된다.

이 상태에서
억지로 움직이려 하면

더 지친다.

“왜 나는 아무것도 못 하지?”

이 질문이
또 하나의 부담이 된다.

그래서 나는
이걸 다르게 보기로 했다.

이건 게으름이 아니라

과부하 이후의 상태라고.

너무 많이 참고,
너무 오래 버티고,
너무 많이 견딘 뒤에

남는 상태.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자극도 아니고,
동기부여도 아니다.

회복이다.

크게 바꾸려고 하지 않고,
억지로 끌어올리지도 않는다.

대신

아주 작은 감각부터 다시 찾는다.

햇빛을 느끼고,
공기를 마시고,
몸을 움직이고,

그 정도로 충분하다.

나는 이제

이 상태를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멈춰야 했던 시점이라고 본다.

그래서
조금 느려도 괜찮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도 괜찮다.

어차피

다시 느끼게 될 테니까.

당신은 지금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상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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