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즈라인

인간먹이사슬

by seoul

《루즈라인》_인간먹이사슬


루즈라인으로 소산나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위치를 확인시키려는 권력게임.

힘으로 짓누르기 시전. 법인 회사에서 교정 검수의 권력자 자리를 두고 힘겨루기를 한다.

무결점을 강조하며 직원의 피로를 쌓아 올리는 무능한 장치. 덫을 만들어 놓고 오명을 씌우고

권력의 자리를 유지한다.

저마다 '자신이 권력을 두고 어디까지 말하고, 어디까지 물러 나는지'를 상징한다. 권력자들은 소산나를 계속 흔들며, 그녀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위치를 재확인. 권력게임은 교정 검수라는 '무결점'을 앞세운 자리에서 펼쳐진다.

파툴린이 자기 세력을 중심으로 짠 서열. 스스로 이인자를 지쳐하는 파툴린.

▷젤랄린>파툴린>소산나>에타니>스미리>폴라>록시_인간먹이사슬


소산나가 실제 역학을 깨닫고 본 재배치 서열

▶소산나>제랄린>파툴린>폴라>에타니>스미리>록시_인간먹이사슬


먹이사슬이 바뀌어도 여전히 록시의 존재감은 공기 중에 묻힌다. 끝까지 인정받을 수 없는 한 사람.

그리고 자신이 '2위'인 줄 착각하지만, 실제 무대에서는 소산 나가 판을 흔드는 주체가 되어 있다.


회사는 개인의 '이미지 관리, 브랜딩'이 생존 수단이다. 최근 불꽃 튀는 권력구도 선상의 세 사람.

그리고 그 반대로 서열구도를 재정비한 한 사람. 폴라.

최근 쓰리 루즈라인으로 제랄린·파툴린·폴라 결성이 공개되며 서열정리가 가시화되었다.

그 서열에는 열외자와 끼지 못하는 자로 구분되었다.

무결점 정책은 형평성 있게 유지될 것인가. 일시적 잣대일 것인가.

소산나는 늘 그렇듯 표적이자 중심_모든 사건의 촉매제이다.


아침, 창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상쾌한 바람이 밀려들었지만, 사무실 안 공기는 벌써부터 긴장으로 묵직했다.
전자칠판에는 커다란 글씨로 무결점 규정 슬라이드가 켜져 있었다.

소산나는 커피머신 버튼을 눌렀다.
작은 기계가 기관차처럼 덜컹대며 커피를 토해냈다.
오늘도 전투 시작이다.

커피머신 소음이 소산나의 업무 시작을 알린다.


제랄린이 예고도 없이 사무실로 들어선다. 슬리퍼 소리가 요란하다.

누군가를 압박하려고 할 때, 본인의 심기를 슬리퍼 소리에 싣는다. 일종의 북소리 같았다.

"저기~오늘은 제가 일찍 들어가야 하니까요. 모두 문서 제출 한 번 더 체크하고 기관 전달 해주세요."

꼼꼼히 보셔야 돼요. 아! 여기도? 기관에 보내시기 전에 한 번 더 체크해 주세요.

커피머신 앞 소산나를 향해 한 번 더 짚어낸다. 소산 나를 정조준 했다.

'여기'다. 젤랄린이 부는 별칭.


제랄린이 떠난 자리에 파툴린이 빠르고 정확한 말투로

"들으셨죠? 오타 하나, 띄어쓰기, 줄 간격까지도 신경 써주세요!!! 아시겠죠!!!"

그 말에 재빨리 폴라가 따라붙는다.

"네, 주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순간, 먹이사슬이 드러난다.


제랄린 → 파툴린 → 폴라.


그리고 그 마지막 화살표는 언제나 소산나를 겨눈다.

소산나는 커피를 들고 문서를 훑는다.

또 시작이네... 왜 우리 삶의 모든 게 이따위일까? 오타를 쳐낸 손가락을 처단이라도 해야 할까?

'더는 메일도, 문서도 작성하기가 싫네요.' 옆에 앉은 에타니에게 속삭였다.


에타니는 계속되는 점검에 긴 강 감을 늦추지 못하고 바짝 얼어있다.

"일이 문제일까요? 사람이 문제일까요?"


문장 하나에 잘리고 안 잘리고 버티고 내쳐지는가에 문제가 달려버렸다.

드디어 1년 근속을 채운 에타니 역시 안심할 처지가 못되었다.


점심 직후, 회의실 제랄린과 파툴린 폴라 세 사람이 모였다.

"우리는 회사 '이미지 표준'을 만드는 거예요. 그냥은 안 되겠어요. 무슨 방법이 좋겠어요."

소산나와 에타니는 함께 하지 않았다.

아이디어를 묻고, 제랄린은 기다렸다.

누구 한 사람 이야기를 듣고 선뜻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은 없었다.

무엇을 내놓으라는지 아무도 파악하지 못했다.

무엇을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인지????

폴라가 조심스럽게 입을 뗀다.

"이메일 말씀하시는 거죠? 아무래도 여러 사람이 보내니까. 하나로 통일감 있게 보였으면 좋겠어요."

"어 맞아. 나도 그래야겠다 생각했어요." 파툴린이 말을 가로 챈다.

"그럼, 저희 기관도 그렇고 소산나한테도 도움이 될 거 같은데요?"

자리에 함께 하지 않은 소산나를 들먹거리며 자신들의 도움을 받을 소산나로 선뜻 은혜를 준 공로자들이 되었다.


"실무자들도 이제부터 아침 검수, 점심 검수, 퇴근 전 최종 검수 - 총 세 번의 무결점 체크를 통과해야 제출 가능하겠습니다."

제라린의 말에 파툴린과 폴라가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도요"

마지막 소산나에게 까지 확인을 하고는 자리를 뜨는 세 사람은 서로의 눈빛을 확인한다.

소산나는 부재중이었지만, 회의실 안에서 그녀의 이름은 끊임없이 오르내렸다.
도움을 받을 대상, 관리받아야 할 대상, 언제나 ‘이야기 속의 타깃’으로.

소산나는 책상에 앉아 오후 내내 문서를 편집하다가 일부러 띄어쓰기 오류를 섞어 버렸다.

날짜 기입란에 숫자와 글자 간격 사이 한 번이 아닌 두 번 여백을 넓혔다.

"이거 누가 찾을까?"

...("누가 먼저 알아채나 보자고요.")

옆에서 지켜보단 에타니가... 슬쩍 쳐다보면서 "일부러?" 놀란 듯이 읊조렸다.

소산나는 "누가 먼저 알 채나 보자고요!!" 하며 주사위를 던졌다.


저녁 전, 검수 로그가 쌓인느 모니터 알람이 쉴세 없이 올린다.

파툴린, 그리고 제랄린, 그리고 폴라

차례로 알람이 울린다.


파툴린의 격양된 목소리로 "소산나~~~~~"?????

'왜요?'


놀란 폴라가 달려와 상황을 지켜본다.

"왜요? 파툴린? 문제 있어요?"

"아~~~~~~~~~~~~~, 로산나? 또 이렇게 하시면 어떻게요?"

"뭘요? 뭐가 잘못됐는데요?"

'아... 아... 잠깐 아니다. 아. 아니에요"

"뭔데요! 뭐요? 말을 해야 알지?"

"아 아니에요. 제가 잘못 봤어요."

파툴린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제잘린이 있는 옆 사무실로 이동한다.


그리고 잠시뒤 돌아와서

"아, 소산나가 틀린 줄 알았는데, 잘하셨네요! 맞게 하셨어요!"

(정적.........)

"아... 네..."

어이가 없었다. 분명히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넘긴 문서

계속되는 지적에 태도가 불쾌하기까지 했다.

문제를 찾지도 못하면서, 괜한 트집을 잡는다.

그 깟 날짜 기입란의 띄어쓰기가 있던 없든 무슨 상관일까.

소산 나는 차갑게 미소 지었다.

이건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 함정이었다.

제랄린과 파툴린은 별거 아니었단 듯이 상황을 마무리하려고 했고,

공개적인 지적은 소산나를 벌겋게 달아오르게 했다.


제발린은 "수고하셨어요." 라며 평소 하지 않던 퇴근 인사를 던지며 퇴장했다.


다음날, 제랄린은 모두 앞에서 말했다.

"우리, 서로서로 꼼꼼히 확인합시다." 지적은 없었다. 책임도 분산됐다.

미소를 지으며 제랄린이 모두 앞에서 무결점 문서를 예를 들면서 서로서로 잘 확인하자며

당부하며 누구 한 사람의 지적이 아님을 공표했다.

하지만 표적이 된 건 언제나 소산나였다.

묘하게 기분 나쁜 건 소산나 뿐이었다.

어이없게 넘어가는 다른 사람들의 책임은 오로지 함께가 아닌 소산나에게만 지어졌다.


묘하게 흐르는 기류를 감지했음에도 폴라는 일단락 마무리 되는 사태를 조용히 지켜만 봤다.

사무실의 공기는 순간 얼어붙었고 에타니 그리고 스미리의 침묵과 록시의 실소로 끝이 났다.

동의이자 굴복이었고, 다시 한번 확인된 위치.

소산나의 무게에 무임승차를 시도했다.


그날, 권력의 루주라인은 다시 그어졌다.
소산나 → 제랄린 → 파툴린 → 폴라 → 에타니 → 스미리 → 록시.
인간 먹이사슬은 잠시 재정비되었고, 모두는 다시 각자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리고 소산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나는 여전히 이 게임의 판을 흔들어 버릴 거야.”


무결점이 아니라 무능을 감추려는 결점투성이들이었다.

소산나의 '틈'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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