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교보손글씨대회]일반 부문 입선
최근 내 삶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필사'다. 생각할 시간도 없이 바쁘게 살았는데, 코로나 이후로 찾아온 원치 않은 여유에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일이 취소되고, 줄어드는 와중에 찾아온 중압감을 필사로 많이 날려버릴 수 있었다.
이제는 필사가 하나의 루틴이 되었다고 해야 할까. 시간을 조금이라도 의미 있게 채우고자 시작한 것인데, 가끔 필사한 것을 좋다고 해주시는 분들과 개인적으로 소장해도 되겠느냐고 물어주신 분들이 있어 더 뿌듯한 마음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필사를 통해서 이어진 소중한 분들과의 인연에도 감사한다.
사실 올해는 교보손글씨대회에 응모할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결국은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매일 열심히 쓰고 또 썼다. 그리고 그중의 한 점을 선정해 응모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제7회 교보손글씨대회 일반 부문 입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 무려 8,520점의 응모작이 접수되었다고 한다. 숫자로 듣고도 정말 놀라웠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가했으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그 많은 응모작 중에 300점 안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기쁠 뿐이다.
따지고 보면, 지금까지 쓴 숱한 기획서와 제안서와 지원서들, 붙은 것보다 떨어진 것이 더 많다. 간절하게 바랐는데 떨어진 것도 있고, 안 되겠지 생각했는데 붙은 것도 있다. 결과는 과정이나 최선의 여부와는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서 때로 슬프지만, 그래서 예상치 못하게 기쁜 순간이 오기도 한다.
결과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니까 결과는 모르겠다. 그래서 그 결과 가지고 좌절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과정은 반대다. 심사위원도 모르고, 아무도 몰라도, 나는 아니까 꾸준함의 힘을 믿고 간다. 계속해서 열심히 읽고 쓰겠다는 마음이 스러지지 않기를. 입상에 대한 기대는 더더욱 하고 있지 않지만, 끝까지 마음을 담아 열심히 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