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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롬 Jun 16. 2020

경제 뒷걸음질 치다가 문학 잡는다

<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

경제 상식이 없어 신문과 뉴스의 경제면을 외면하다 보니 계속해서 경제 상식이 부족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보고자 경제 관련 도서를 기웃거리다 인연이 닿았다. 제목은 사실이었기에 어렵지 않게 완독 할 수 있었다. 다만 최근에 읽었던 <지대넓얕>처럼 경제를 거시적이고 개괄적으로 설명해주는 책을 찾고 있던 내게 <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은 예상을 다소 벗어난 만남이었다.


책은 크게 4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 각 장마다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각 꼭지는 하나의 경제적 개념을 그와 관련된 문학작품을 통해 서술하고, 말미에는 짧은 에필로그가 선물처럼 덧붙여져 있다.


찾고 있던 부류는 아니었으나 마치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준' 것 같은 책이기도 하다. 경제만 생각하고 펼쳤는데 문학까지 만났으니 말이다. 중·고등학생 때 교과서에 실려 있던 <소나기>와 <감자>를 오랜만에 다시 보며 '아, 맞아, 그때 이런 거 읽었었는데!' 하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거울나라의 앨리스>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처럼 '분명 읽었는데 이런 내용이었나?' 싶어 기억의 저편을 더듬거리기도 했다. <철도원>과 <모래톱 이야기>와 같이 전혀 모르던 책이었는데 '한 번 읽어볼까?'싶은 작품들도 더러 있었음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몇몇 에필로그들은 '이곳에 가면 이 작가의 생가를 볼 수 있다'는 식이어서 여행에 대한 뽐뿌(!) 그리고 이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설렘을 느낄 수도 있었다.


한편 '재밌어서 술술 읽힌다'는 것은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쉽게 손에 쥔 지식은 그만큼 쉽게 날아가버릴 터이다. (이 순간에도 목차를 보면서 '어… 이게 무슨 뜻이었더라?' 하는 게 한 두 개가 아니다...) 그러니 이따금씩 펼쳐보며 내용을 반복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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