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서울 나라의 이방인 3-2
2. 별다방(스타**) 십원의 가치
가끔 나는 별다방에 가서 커피를 마실 때면 계산대 앞에 예쁘게 포장돼있는 별다방 초콜릿을 보곤 한다. 손바닥만 한 크기에 초콜릿을 싸고 있는 멋진 금색 포장! 거기에 별다방 마크가 새겨지 초록색 깡통!! 가끔 볼 때마다 한 번씩 사 먹고 싶지만 잘 사 먹지는 않는다.
내가 포장했던 것보다 너무 비싸게 팔기 때문이다. 3일 정도 알바를 했던 기억이 난다. 같이 교회를 다닌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낼부터 3일 동안 알바가 있는데 같이 아르바이트할래? 나는 중간중간 알바를 안 하면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알바 거리가 있거나 일이 생기면 무조건 가서 하는 상황이었다. 좋다 하고 다음날 나 말고 다른 친구들과 몇 명이 같이 알바를 하러 갔다. 나는 무슨 알바인지는 몰랐지만 단순노동이라는 이야기만 듣고 쫓아갔다.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엄청난 큰 박스들과 초콜릿 냄새가 코를 진동하였다. 들어가자마자 사장님께 일의 방법을 듣고 바로 투입이 되었다. 너무나도 쉬운 알바였다. 초콜릿을 초록색 통에만 넣고 스티커 붙이면 끝이 났으니깐 하지만 어린 나이에 사장님의 말 한마디에 너무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시급이나 주급이 아니라 완제품 하나를 만들 때마다 10원씩 가져가는 시스템이었다.
내가 몇 개를 할 수 있을까라는? 계산보다는 내가 제일 많이 해서 돈을 젤 많이 가져가야겠다란 생각밖에 없었다. 시작하고 나는 정말 열심히 했다. 생각보다 많이 힘들지가 않았다. 힘든 게 있다면 다 포장된 박스를 옮길 때는 무게가 있어서 힘을 쓰는 것 밖에는 따른 거는 옆 사람과 이야기도 할 수 있었고, 여유도 부릴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인간 오성부 또 열심히 하다 보면 수억 버는 줄 알고 정말 열심히 하였는데 하루에 정말 열심히 해도 4만 원 넘기기가 너무 어려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장님의 머릿속에는 대충 계산이 다되어서 말을 하였을 건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열심히 하다 보면 많이 벌 수 있겠지라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별다방 알바는 단순하기도 하고 몬가 씁쓸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 우리가 만든 십 원짜리 노동이 세계적인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나의 일이 십 원짜리라는 작은 가치의 일일수 있지만 세계를 호령하는 브랜드도 십 원짜리의 노동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래서 노동은 어떤 일이든 그만큼 가치가 있다. 내가 나이가 들고 중국 파트너들과 사업을 할 때 홍콩 청쿵그룹 회장 리자청(li ka shing)의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리자청은 아시아 최고의 재벌이며 중국에 많은 학교를 설립하였다. 리자청이 출장을 가다가 문을 여는 순간 문 앞에 십 원짜리 동전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십 원짜리를 주어서 정장 안주머니에 넣었는데, 기사가 그 현장을 보고 질문을 하였다고 한다.
“회장님 십 원짜리인데 그냥 버리시지 왜 가지고 가십니까?”
리자청은 “우리의 모든 사업은 이 십 원짜리에서부터 시작이 됩니다”라고 말을 하였다는 일화를 중국 파트너들이 나에게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그 일화를 듣고 난 다음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힘들거나, 어려울 때마다 이 일화를 생각한다. 나는 십원에서부터 시작이 되는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고 있는가? 돈 이주는 허황된 가치에만 눈높이가 높아져있는가.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은 고민해볼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