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다양성을 위해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

by 이경민

처음에 서울에 왔을 땐 모든 것이 다 신기하고, 모든 곳이 새로웠다. 가는 곳마다 다른 분위기와 다른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 그 덕에 도시 서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고, 자연스럽게 연구의 대상으로 삼게 되었다. 단순히 내가 사는 도시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이 도시가 현재의 모습을 형성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그 과정에서 미쳐 알지 못했던 것은 없는지 확인해 보았다. 알고 있던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 현장에 찾아 가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하는 부분들은 좀 더 찾아보고 알아갔다. 그러다 한 키워드에 꽂혀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한 시대를 대변하는 시대적 욕망이 담겨 있는, 무엇보다도 정치적 요소가 많이 작용하는 도시가 바로 서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자발적 요소에 의해 형성된 고유의 특성도 있지만 어느 한 시대에 머물러 있거나 혹은 시기적으로 빠른 속도로 사라지거나 하는 경우들이 반복되곤 했다.


예를 들면, 『 도시재생, 젠트리피케이션, 골목, 재개발 』등이 있다. 이 키워드들은 서로 맞물려서 단계적으로 일어나는 과정과 현상인데, 이전에는 각자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던 장소였다가도 이 키워드들이 머물다 스쳐 지나간 장소들은 마치 '복사 + 붙어 넣기'를 한 듯 비슷한 모양새를 남기게 되었다. 그래서 분명 다른 장소인데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마치 같은 장소를 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들기도 한다.


특히나 요즘 재개발 현장을 자주 다니면서 질문을 던지고 그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아내곤 하는데, 재개발이 확정된 이후에 벌어지는 과정이나 단계들이 거의 비슷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렇게 크게 다르다고 느껴지지 않고 습관처럼 여겨졌다. 특히나 속도감에 있어서 좀 민감하게 반응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다른 곳도 다 이 정도인데, 그나마 여긴 낫네.'라고 혼자만의 확답을 내리게 되었다.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상태라는 것인데, 그만큼 반복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목격하다 보니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가지각색으로 존재하던 서울의 다양한 모습들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다 똑같아질 것 같은 기분이다.


서로 다른 모양으로 서로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던 서울의 수많은 동네들이 자꾸만 비슷한 모습을 향하며 가고 있다. 거기에 남는 건 부동산이라는 거대한 자본이다. 뿐만 아니라 있던 자원을 활용하기보다는 새로 만들어진 표면 위에 그들이 원하는 이미지와 비슷한 자원을 가져와 동네 이미지를 만들

려고 한다. 이런 장면들을 목격할 때마다 그저 아쉽다. 왜 다들 똑같은 풍경에 열광할까?


예를 들면 청년들이 만들어내는 핫한 카페들. 하나씩 따지고 보면 각자의 메시지와 의미가 담겨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비슷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어서 복+붙 한 느낌이다. 도시의 활성화가 꼭 이런 것들로만 이루어져야 할까?


이 순간에 우리는 어떤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할까?

다양성이 존재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니, 한 개인인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


머리가 복잡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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