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지역과 나의 관계성을 감각하는 방법
몇 년 전 일이었다. 명예와 권력, 영향력의 가능성을 가지신 분과 부산 답사를 한 적 있었다. 이분은 참여자였고, 답사장소와 가까워졌을 때 길잡이를 해주신 분은 다른 장소에 계셔서 참여자들끼리 목적지를 찾아가야 했다. 인근에 계신 주민들에게 사정을 알리고 위치를 물었다. 근데 이분은 절대적으로 주민의 말을 믿지 않았다. 답사를 온 우리는 외부인이었기에 주민보다 그곳 사정에 밝지 않은 건 명확한 사실이었다. 물론 주민들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혼동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문헌이나 사료에서 찾을 수 없는 정보나 이야기를 전해줄 때도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여지를 두는 편이다. 그분은 단호했다. 그 태도는 어디서 기인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풀어보고 싶었다. 인간의 기억은 불완전하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구술 인터뷰를 하고 기록으로도 남겨둔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맴도는 흔적을 가지고 지역을 이해하는 단서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역뿐만 아니라 공간의 변화, 문화, 언어, 이웃 관계, 커뮤니티를 해석할 수 있다. 문서로 남은 자료와 사람들의 기억과 구술을 교차시켰을 때 만나는 지점을 발견하게 되면 또 다른 범위로 해석할 수 있는 확장가능성이 생긴다. 특히 기억을 들려주는 개개인과 그 개인이 살았던 지역(혹은 도시)이 맺는 관계성을 볼 수 있다. 서로 얼마나 영향을 주고받는지, 가치관의 영역에서 어느 정도로 나타날 수 있을지, 그들의 기억은 어디까지 흘러갈 수 있을지 말이다.
아마 기록학이나 마을사업 분야에서 시도되는 방법과 유사할 것 같은데 조금 다른 지점은 질문의 성격과 방식일 것이다. 나의 경우,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유도하는 질문보다는 당사자를 이해하기 위해 대화의 소재로 작용하는 질문을 한다. 개인적인 관심사와 일상적인 대화로 이루어진다. 면담이 아니라 대화고, 도시•지역과 개인과의 <관계>에 더 중심을 둔다. 잡담에 가깝고 후작업에 무게가 실린다. 지역, 사람을 이해하는 것에는 시간이 걸리니까 그만큼 시간성에 중점을 둔다. (이야기해 주는 당사자는 힘들 수도) 이 과정에서 관계성이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직업일 수도 있고, 작업일 수도 있고, 가치관이나 생각일 수도 있고, 삶의 방식일 수도 있다. 이건 좀 더 많은 사람을 만나 데이터를 쌓아야 분류가 가능할 것이다. <대화의 인터뷰>는 현재진행형이 고도시•지역과 개인 간의 관계성에 대한 실험이다.
결국 <대화의 인터뷰>는 인터뷰 대상자인 행위자와 그가 하는 행위의 과정에 나를 두고, 감각하기와 맞닿아있다. 대화의 인터뷰를 통해 나온 결과물은 <연결의 기록>으로 작용한다. 이는 결국, 사람에게만 적용하는 것이 아닌 도시•지역으로 확장시켜 <관계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_
나의 작업방식
<대화의 인터뷰>
<연결의 기록>
<도시•지역과 나의 관계성을 감각하기>
ㄴ 행위의 과정에 나를 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