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상관없이 반복되는 재개발사업과 지속성 없는 도시정책의 구조와 한계 속에서 어떻게든 도시의 가치와 의미를 만들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스스로가 느끼는 결핍과 필요를 반영해 능동적인 태도로 실험과 시도를 기꺼이 해내간다. 그 과정은 매우 지난하면서도 많은 시행착오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시간들이었다. (물론 모든 시도와 실험이 이런 과정을 거친다고 말할 순 없다. 상황에 따라 단발적으로 끝나기도 하고 장기로 진행되기도 하며 주체나 방식에 따라 다르다.) 다만 '뭐라도 하면 뭐라도 되겠지'라는 마음을 가지고 출발하며 뭐라도 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결국 어디든 그곳 특유의 분위기가 두드러지는 곳에 또 그곳을 자신들의 방식대로 가꾸며 과거와 미래를 이어가는 그 지역 사람들에게 애정을 갖는 나를 깨달았다.
이들이 해내가는 모습을 보면 때로는 '이게 가능해?', '돈도 안되는데 뭐 하려 하는 거야?'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이 처음 의도했던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목격할 때마다 '주체성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행하는 힘이나 동력은 결국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 낸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러니 이들이 행하는 끊임없는 시도와 실천을 통해 '과연 도시의 의미와 가치는 누가 만드는가?'를 묻고 저마다의 방향성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 그 길을 따라가 보려 한다. 그동안 여러 도시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본 결과 도시의 의미와 가치를 만드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역, 세대, 시대에 따라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으며 그 다른 지점을 자신에게 잘 맞도록 결을 맞추고 찾아가는 것이 결국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음을 인지했을 뿐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도 어렵다.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과정과 결과는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기에 대상이나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되 누가, 어떤 이유로, 무엇을 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살피고자 한다.
사례를 선정하는 기준은 아래와 같다.
1) '도시의 의미와 가치는 누가 만드는가?'라는 질문에서 '누가'에 집중하되 대상의 범위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 ex) 프로젝트, 공간, 사람, 커뮤니티, 예술단체 등등
2) 가치와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태도도 포함한다.
3) 당장의 답이나 결과보다는 현재의 과정에 집중한다.
4) 사람들이 스스로 느끼는 필요나 욕구, 문제의식에 기반해 진행된 것.
5) 공간의 경우 과거에도, 현재도 '운영 중(ing)'이라는 현재성에 기반한다.
그리고 이 조건에 충족하는 사례들을 모아봤다. 이 사례들을 통해 '과연 도시의 의미와 가치는 누가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한다. 사례들 간에는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었는지를 보며 우리가 만들어가야할 의미와 가치는 어떤 것일지 곱씹어 볼 예정이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자신들만의 방향성을 가지고 도시의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 갔고, 가고 있을까?
사례 1) 구산동도서관마을(공간)
사례 2) 진짜건축, 홍윤주 건축가(사람)
사례 3) 도공디공모임(커뮤니티)
사례 4) 인덕원 489, 영인(공간과 사람)
사례 5) 다시서점(공간)
사례 6) 산새마을(장소)
사례 7) 여기 서울, 149쪽(공간)
사례 8) 리슨투 더 시티(예술단체)
사례 9) 옥천군 덕실마을, 태양광(마을)
사례 10) 리빙 을지로(영화, 매체 혹은 예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