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눈물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해 준다. 눈물이 흐르기 전의 복잡 미묘한 상황, 눈물이 흐르기까지 느꼈을 감정들, 흘리는 순간의 격정, 흐르고 난 뒤의 감정 변화까지. 그 처음과 끝을 바라보고 있자면 사람의 감정은 어디서 오는 걸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새롭게 느끼는 감정들이 내 안에 일어날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인간의 감정은 어디로부터 오는 걸까. 그리고 그 긴장감을 즐긴다. 처음 느껴보는 오묘한 감정들.
어쩌다 이성의 눈물을 보게 되기라도 하면 그의 모습이 한 장의 사진처럼 남아 오래 기억된다. 그리고 그를 볼 때마다 그의 눈물을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마치 그를 처음 봤을 때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겼고, 그를 생각하면 그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의 눈물은 마음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는 복도 한편에 몸을 구부린 채로 조금은 큰 울음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그저 슬픈 감정에 터져 나온 건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가 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숨겨둔 눈물의 방이 열렸구나, 생각했다. 그는 나를 알리 없지만 우연히 지나치는 날에는 괜스레 그의 안부가 궁금했다.
눈물이 무기라는 말이 있듯이 나도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게 누군가의 눈물에 약한 것 같다. 우는 사람만 보면 마음이 쓰이고 약해진다. 매일 약해 빠졌다는 말만 듣던 내가 그 순간에는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 되어 달래주려 애를 써본다. 인간의 감정이란 참 신기한 것 같다. 무언가에 의해 수시로 변화하고 변화한다. 가끔은 감정에 대해 안정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서로가 매일, 매시간 다른 감정과 감수성을 가지고 서로를 마주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서로에게 만들어진 새로운 감정과 감수성을 전이받는다. 어떤 보이지 않는 세포들이 움직이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러므로 한 사람을 알고 지낸다는 것의 의미는 어쩌면 그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가까이, 더 가까이 마주 보며 눈빛과 표정을 섬세하게 느끼고, 서로의 미묘한 것들을 보여주고 받아들이면서 더 깊이 알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부부가 오래 살 수록 닮아간다는 것도 이 것과 같은 맥락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같은 감수성을 공유하게 된다는 것.
나와 닮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했는데, 서로 조금은 달라도 오래오래 가까이 지내며 깊이 있게 닮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새로운 사람과의 신선한 대화들이 인상 깊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아무튼 나는 눈물에 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