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는 달라도 목적지만 정확하다면 갈 수 있다. 속도를 참지 못하는 건 나 자신이다. 하지만 대부분 목적지를 정하는데 오랜 시간을 쓰고는 한다. 어쩌면 평생의 숙제가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살아간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생각해서 시작할 때도 있었지만 이내 재능이 없음을 깨닫고 다른 목표를 세우고는 했다. 나는 이런저런 좋아하는 것들은 많지만 뛰어나게 잘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의류일, 글 쓰는 것, 사진 찍는 것, 영화 보는 것, 책 읽는 것 등 좋아하는 것들은 많지만 다른 이들보다 더 특별하게 잘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 것들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면서 쌓아가다 보면 중간에 그만둔 다른 이들보다 더 단단해져 있지 않을까.
목표가 정해지고 목표가 달성되면 알 수 없는 공허가 잠시 찾아온다. 이 전에 다니고 싶은 회사가 있어서 관련 대학을 다니고 원하는 직장에 취업을 하고 나니 꿈이 없어졌다고 했던 어느 친구처럼 말이다. 그 친구는 얼마 뒤 결혼을 했고 회사를 떠났다.
나는 그때 큰 목표를 세우고 그 안에 작은 목표들을 세워 나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가지를 꾸준히 하는 것도 좋지만 그 또한 어느 순간에는 편식한 것처럼 결핍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물론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졌다면 내가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들이 많고, 그것들을 꾸준히 오래 쌓아간다면 나의 노년은 한 가지만 몰두한 것보다 더 풍성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인생의 성공은 행복한 사람인가에 대한 답이 아닐까. 직업적으로는 성공이라 할 수 있어도 내 삶에 진정한 행복이 없다면 성공이라는 것을 스스로 정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목적지만 정확하다면 속도를 내는 건 본능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운전하며 갈 때도 우리는 많은 신호를 거치며 멈추고 달리기를 반복한다. 그 속도의 순간을 견디지 못하는 건 나 자신이다.
신호 없이 막 달리는 곳은 특별한 곳에 특수한 상황일 것이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그런 곳에 갈 일이 없을 수도 있고, 가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브레이크 없이 쉼 없이 달리는 것보다는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맛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도 들리고 좋아하는 밥도 먹으면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도 삶을 누리며 살아가는 방법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사실 나는 내 목표가 빨리 이뤄지기를 바라면서 초조하게 살아왔다. 나의 환경들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것이 나만 열심을 낸다고 다 잘 되는 것은 아니었다.
운전도 나만 신호를 잘 지킨다고 해서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와서 내 차를 박을 수도 있고, 차가 고장이 나서 멈출 수도 있다. 몇년 전 초보 운전 시절에 뒷 유리면에 '왕초보' 문구를 붙여두고 다닐때 였다.
대부분이 그렇듯이 합류지점이나 차선변경은 초보에게 고난이도의 운전을 요한다. 왕초보 표시를 보고 운전 배려를 받은 적도 많지만 무서운 사람들이 내 눈을 매섭게 보며 욕하는 것을 듣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미숙한 사람들을 보면 도와주는 사람도 많지만 반대로 공포스러운 상황을 만드는 사람도 있다. 그런 눈빛을 한번 보면 일주일이고 한달이고 잔상이 남을 때가 있었다. 그리고 위축되서 운전 도중에 스스로 공포감을 느껴 운전을 멈춰야 하는 상황도 생기곤 했다. 좋은 기억이 많아도, 나쁜 기억 한번이 평생을 갈 수도 있다는 것은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지금은 이런저런 상황에 조급해하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유지하며 목표를 가지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꾸준히 하는 것에 몰두를 해보려고 한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처음 글을 쓸 때는 멋진 글을 쓰고, 예쁜 책을 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벌써 글을 쓰기 시작한 지 4년이 되었다. 유명 작가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이 내 글과 내 세계를 읽어준 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위치는 아직도 제자리인 것 같다. 그래도 꾸준히 하면 언젠가 빛날 일이 있다는 말을 믿어보기로 한다.
천천히 내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도 보고, 좋아하는 커피와 산책을 즐기면서 사진도 찍고, 그렇게 글을 써 보려고 한다. 그렇게 여유로운 글을 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