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의 풍부한 감성

#9. 딜레탕트 일기_나의 완벽한 취향

by 서울경별진

영롱한 녹색 빛깔의 소박한 페이지로 책을 집는 순간 신비한 마법이 걸린 책 같았던 '너무 시끄러운 고독' 책 제목부터 작가의 이름까지 매력적이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 나는 이 문장이 너무 좋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깊은 메시지로 이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이렇게 완벽한 문장을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 8글자에 인생이 모두 담긴 듯하다.


이 책은 몇 년 전 내가 처음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첫 책이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수필을 잘 쓴다고 국어 선생님께서 글짓기 대회에 추천해주신 적이 있었다. 하지만 수필이 아닌 시 종목으로 추천을 해주셔서 좋은 성과는 얻을 수 없었다. 나는 중학교 때 시집을 주로 읽었기 때문에 시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이후에 여러 책들을 접했지만 내게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책들은 없었다. 하지만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은 후에 책에 대한 틀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내게 꼭 맞는 취향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 뒤로 고전에 빠져버렸다.


혹시 책이 재미가 없다거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아직 본인이 좋아하는 장르를 찾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책은 무수히 많고 지금도, 앞으로도 사람들은 계속해서 글을 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본인이 빠져들만한 책 장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여러 종류의 책과 글을 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장르만 읽으면 균형 잡힌 지식을 갖지 못할 수도 있고, 생각이 치우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균형 잡힌 책 읽기 습관을 들여야 한다.


내가 고전의 매력에 빠진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의 감정과 감성에 대해 무서울 정도의 통찰력과, 광적으로 쉴 새 없이 써 내려간 그들만의 미친 창작능력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특징은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선듯한 감정선을 고민 없이 글로 쏟아낸 필력이었다. 마치 인간의 생각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역동적이고 생생한 표현들. 그리고 인간이 가진 생각과 행동, 감정들이 몇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놀랍도록 일치한다는 것. 물론, 시대적 배경이 달라서 조금의 차이나 견해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살면서 이 감정이 대체 뭘까, 하는 것들.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것과 상황과 배경들을 섬세하고도 투명하게 적어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읽을때마다 그 당시, 그 순간의 향기가 내게도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으며 내가 그 곳에 있는 것 같은 환상까지 자아낸다. 그것이 그들의 책이 몇 백 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나는 그들의 책을 읽으며 받은 영감들과 그들의 미친 필력을 따라 멋진 글을 써보고 싶었다. 그들이 무언가에 영감을 받은 내용이 나오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었다. 그들이 느꼈던 사랑, 인내, 고통, 감정, 슬픔, 기쁨, 관계, 행복, 생각 등등 말이다. 그리고 생각해본 적도 없는 엄청난 지식과 설정, 철학적 사고. 어떤 책에서 책을 많이 읽게 되면 어느 순간 쏟아내고 싶어 지는 순간이 온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일이 내게도 일어났던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괴테, 알베르 카뮈, 셸리, 보후밀 흐라발, 셰익스피어이다.


고전은 지금의 책들과는 다른 묘한 매력이 있다. 만약 나와 취향이 같은 독자들이라면 이 작가들의 책들을 읽었을 때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풀어내는 기술에 감탄할 것이며, 공통적으로 흘러나오는 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거장들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느낀 감정으로 하나씩 기록하며 써 내려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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