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별의 유영

가끔은 삶에도 미제로 남는 일이 있다

by 서울경별진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무수한 사연을 가지고 살아간다. 비도, 눈도 내릴 곳을 알고 길가에 나무와 꽃도 자라날 곳이 있는데 내 자리는 어디일까. 내 눈물 한 방울마저 흘릴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회사에서도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됐다. 친한 직원들에게도 내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1년 정도 함께 일한 직원에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 번 한 적이 있었는데 퇴사 전, 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며 비하하는 말을 하고 떠났다. 마음을 나누기 위해 했던 말이 내게 상처로 돌아왔다. 그때 배웠던 것들은 예의 없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에게는 더욱더 예의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나를 지켜야 한다는 것. 똑같은 행동을 하기는 싫었다. 내게는 항상 균형이 필요했다.


가끔은 삶에도 미제로 남는 일들이 있다. 정리되지 않은 책상을 보면 내 머릿속 같다. 해결해야할 일은 많은 것 같은데 주변은 고요하다. 나만 시간속에 갇힌 기분이 종종 든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배워야 할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많았다.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난다면 가장 좋겠지만, 한정적인 공간 안으로 들어오는 다수의 사람들을 내가 모두 맞출 도리가 없었다. 그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수밖에.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아서 일만 했고, 빚을 갚기 위해서 일을 했다.


그렇게 살다 보니 내가 지금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내 삶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저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수밖에.


퇴근길에는 항상 하늘을 한 번씩 바라봤다. 그때부터 하늘의 달과 별이 좋아졌다. 그리고 걸으면서 하루를 돌아보며, 나를 돌봤다. 아픈 곳은 없는지, 오늘은 어떤 것에 행복을 느꼈는지, 힘이 들었는지, 점검하곤 했다. 세상에 혼자 남은 기분이 들 때 나를 돌봐줄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면 학교 다니면서 공부했던 때가 가장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친구들과 별 것 아닌 것에 웃고 울고. 지금은 감정을 숨기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져버렸다. 학창 시절이 내가 제일 감정에 솔직했던 때가 아닌 가 싶다.


지금도 여전히 별 것 아닌 것에 반응하는 촌스러운 사람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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