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독서 연말정산, 4월의 책
3월에 다녀온 제주여행에서 들린 독립서점 '라이킷' 은
예쁜 원목 판매대와 따뜻한 조명 그리고 좋아하는 문구류들이 가득했다.
(현재 온라인 책방만 운영한다고 한다.)
전부터 사고 싶었던 독립서적들 중, <이십팔 독립선언> 을 골라 들었다.
제주여행에서 돌아와 한달도 더 지나, 꿈에 그리던 내 자취방에 와서야 이 책을 읽어보게 됐다.
이십팔 독립선언이라는 책 제목과, 아직은 어색한 첫 자취방과,
자취의 설렘에 잔뜩 부풀어있는 내 마음이 완벽한 삼박자를 이뤘다.
책의 소잿거리들은 무척 평범하고, 소소하다. 너무 소소해서, 어제 내가 쓴 일기장 같기도 하다.
나름대로 나의 첫 브런치 연재물이었던 '6평짜리 독립에세이' 를 쓰면서도, 이 책의 구절들이 종종 생각났다.
작가는 자신의 어린시절을 그냥 적당히 잘, 튀지 않고, 다수가 고른 선택지를 함께 고르며,
나쁜아이 경계선을 넘어본적 없다고 표현했다.
독립을 하면서 조금씩 그 동그라미가 넓어졌다는 구절이 무척 공감간다.
고등학생 시절 '영양가 없는' 과목이라고 생각했던 음악을 돈을 내고서 배워보고,
가족들에게는 숨길 수 밖에 없었던 이별이라는 감정속에 온전히 들어가도 보고,
혼자 떠난 해외여행에서 10년 뒤의 정착하고 싶은 곳을 상상한다.
어릴 땐 동그라미 안을 지키느라 생각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혼자가 되면서 조금씩 조금씩 맛보게 된 것이다.
작가는 독립으로 생긴 생활의 변화만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3년차 직장인이자 사회 초년생으로서의 일과 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고,
또한 2N년간 묻어두었던, '취향' 을 마음껏 즐기며,
나는 어떤 사람일까? 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나간다.
세모, 네모, 동그라미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살기엔 이미 틀려버린 것 같이 느껴진다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의존하고 있는 그 모든 것들로부터 독립하고,
주위를 둘러싼 동그라미를 조금씩 넓혀가는 삶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