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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나 Feb 01. 2016

45도 아래의 세상

지하철에서

어딜가나 콩나물 시루같은 퇴근시간 지하철.


너나 할것없이 주머니속에서  크기는 5인치쯤, 무게는 150g 남짓 되는 물건을 꺼낸다.

그리고 각자가 선택한 세상 속으로  입장한다.



이걸보고 어떤 사람은 분명 혀를 끌끌차며

'요즘 정말 스마트폰 중독 때문에 문제다' 라고 할것이다.

나 또한 지하철에서 맞은편에 앉은 '스마트폰 중독자'들을 쳐다보며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각종 취업 카페를 들락이며 불투명한 미래에 한숨짓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선물을 골라 주문하기 버튼을 누르고 있을 것이며,

누군가는

이름모를 게시자가 올린 웃긴영상을 보며 하루종일 올라갈 일 없던 입꼬리를

잠시나마 끌어올렸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 모두는,

옆자리에 앉아 있을지도 모르는 누군가가

정성스레 만든 컨텐츠를 소비하는 '고품격' 소비자이다.


그렇게

다들 자신이 선택한 45도 아래의 세상에서 두 세시간 쯤 머무르다 가는 것이다.

이것을 왜 비판의 눈초리로만 봐왔을까.



지금, 내앞에 있는 혼자만의 세상을 가진

고품격 소비자를, 섣불리

'스마트폰 중독' 으로 치부하지는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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