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공학이 뭐예요?
산업공학이 뭐예요? 산업공학 전공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문이다. 사실 나도 학생들이 이 질문을 하면 겉으론 웃으면서 매우 차분하게 대답을 하지만 등에선 식은땀이 흐른다.
공과대학에 있는 다른 학과들 즉 기계, 전자, 전기, 화학, 신소재(재료), 토목, 환경, 건축 등은 그 학과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이름을 통해서 어렴풋이 나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공학의 “산업”은 애매하고 그 범위가 넓다. 맞다. 산업은 농경산업, 수렵산업, 제조산업, 군수산업, 물류산업, 서비스 산업 (의료, 금융, 백화점,..)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미국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에서 1908년 산업공학과가 세계 최초로 설립되었을 당시 선진국들은 대부분 생산 및 제조업이 산업에 주를 이루었다. 제품을 대량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제조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가 필요했으며 이런 복잡한 단계들이 얽혀있는 제조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 부품, 기계, 비용, 에너지 등 여러 요소 (component) 들의 유기적인 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이런 유기적인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요소 하나하나의 이해도 중요했지만 이들의 전체적인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법 및 전략이 필요했다. 이후 1,2차 세계대전 때에는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군사작전 그리고 군수물자의 효율적인 수송 문제 등이 그 시대 최대의 화두로 대두되면서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Operations Research기법들이 속속 개발되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산업의 주체는 계속 바뀌게 된다. 컴퓨터의 발달로 정보 및 IT산업이 발달했고 최근에는 이를 이용한 각종 서비스 산업이 유행이다. 물론 제조, 물류, 군수 등 전통적인 산업도 (책에 비교하자면 스테디셀러와 같이) 꾸준히 주목받고 있는 분야이다.
이렇듯 산업공학은 산업 변천사에 따라 그 주제와 관심사가 변화해 왔지만 산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효율적으로 계획하고 관리하는 기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기본 틀에는 변함이 없다. 바로 그 기법들을 배우는 학문이 산업공학이다. 기법도 산업의 종류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최적화(Optimization), 통계/확률(Statistics/Probability), 그리고 컴퓨터(Computer)가 있다. 물론 이 기법들은 큰 틀에서의 분류이고 보다 세분화 하면 더욱 많은 기법들과 응용분야로 나눌 수 있다.
요약해 보자면 산업공학은 산업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유기적인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시스템 전체적인 관점에서 효율 및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하겠다.
이렇듯 산업공학은 다른 공학분야와는 달리 특별한 분야를 다루는 것이 아니기에 산업공학 전공자들은 매우 다양한 분야 (거의 전 분야)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혹자는 말한다. 산업공학이 하나에 집중을 하지 않고 너무 이것저것 다루다 보니 깊이가 없는 학문인 것 같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지식의 깊이가 없는 산업공학자가 되느냐 아니면 여러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융합적인 사고를 가진 산업공학자가 되느냐는 바로 산업공학자 여러분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