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어젯밤 쏟아지던 비가 아침에는 소강상태였다. 금요일 밤에 아들과 미션임파서블 7: 데드 레코딩 PART ONE 영화를 보자며 예매를 해서 아침부터 서둘러 준비했다. 하지만 9시 넘어서 일어난 아들은 아침을 조금이라도 먹어야했다. 영화시간이 가까워져서 애타는 엄마와달리 천천히 밥을 먹고 있는 아들. 속이 터졌지만 기다려주기로 했다.출발을영화 시작 시간에맞춰하다니. 속으로는 아들에게 엄청 뭐라했지만 입밖으로는 낼수가 없었다. 다행히 영화관이 집 근처라 7분 안에 도착. 이미 영화상영관 문은 닫혀 있었지만 빠르게 입장권을 확인 후에 들어가려는데 티켓을 끊어 주시던 분이 한마디 건넨다.
"어젯밤 비로 영화관 안에 에어컨이 안 나옵니다. 실내 안이 더울 수 있음을 미리 안내해 드려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 마이갓! 에어컨이 안 나온다고? 깜깜한 영화관 안에서 2시간 40여분 동안 영화를 봐야 하는데 에어컨 꺼진 상태로 영화를 봐야 한다니... 그야말로 난감 그 자체였다. 하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난 톰아저씨를 봐야 한다. 영화는 상영 중이었고 다행히 출입구 바로 옆자리를 예매해서 우리는 빨리 앉을 수 있었다. 에어컨 가동을 못한다고 했지만 그나마 서늘한 기운은 좀 남아있어서 많이 덥지는 않았다. 관객 중에는 더위가 느껴졌는지 부채질을 하는 사람도 있긴 했지만 참을만한 정도였으므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시작 부분을 놓친 탓에 앞부분 내용을 정확히는 알 수 없었으나 영화속 흐름 상으로 무슨 이야기인지는 대략 감을 잡았고 톰아저씨가 나오는 부분이 아니었으므로 마음속으로 위안을 삼았다. 1996년 미션임파서블을 영화관에서 본 이후로 벌써 20여 년이 지났는데 톰아저씨는 여전히 멋있었고 관객들을 긴장 속으로 몰고 갔다가 안심을 시켰다가 영화 속으로 완전히 몰입시켰다. 2시 40분이 길 것 같이 생각되었는데 역시 우리의 톰아저씨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시간순삭이다. 지난 탑건의 모습과는 또 다른 멋짐을 뿜뿜 내주었다. 탑건 영화도 아들과 같이 봤었는데 이번 미션임파서블 영화는 처음인 아들은 별 기대 없이 봤다가 점점 몸이 앞으로 나온다. 그리고 내 옆에 앉아 있는 아줌마는 손으로 입을 막고 눈을 가리며 열심히 영화 속으로 빠져들었다.
우리의 톰아저씨에게는 임파서블이라는 게 없다. 이 세상을 위험으로부터 구할 오로지 단 하나의 인물로 묘사가 되어 좀 과장이 좀 심하지만 그 모습마저도 톰에겐 너무 잘 어울린다. 이번엔 인간세계를 장악해 버릴 AI와의 대결이라니! 이번 영화가PART1이고내년이후에나 PART2가 나온다고 하니 그때는 또 어떤 방법으로마지막 미션을 수행해갈지 궁금해졌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여배우와 함께 수갑을 차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 오토바이를 타고 산 정상에서 뛰어내리는 장면, 달리는 기차 위에서의 액션장면, 기차가 한 량씩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나이가 60대임에도 불구하고 CG가 아닌 실제 촬영장면이라니. 어떻게 저렇게 액션장면에 진심이신지 정말 놀라울 뿐이다. 그의 프로정신과 액션장면에 대한 진심 때문에 관객들은 더욱더 영화에 빠져들 수밖에.
어느새 2시간 40분은 지나갔고 영화관 안이 덥다는 담당자의 말과는 달리 영화에 집중하느라 더위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한참만에 나온 아들과 나는 토요일 주말 아침을 알차게 보낸 듯한 느낌이었다.
누군가의 후기에 톰크루즈의 사고사가 아닌 자연사를 바란다고 써있던데 그 의견에 매우 동감한다. 몸을 아끼지 않는 톰아저씨의 액션에 찬사와 박수를 보내지만 이젠 그도 나이와 안전에 더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톰크루즈 아저씨의 몸을 사리지 않는 스릴 넘치는 액션이 보고 싶으시다면 영화관으로 꼭 가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