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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봉씨 Oct 24. 2021

여태 보내지 못한 편지(21.10.10)

보냄을 망설이며 꾹꾹 눌러적다.

'나는 이 이별에 책임이 없어.'라는 생각만 가득했던 내 미운 마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말이야.
인생 전환의 공부하던 시기에 내 옆에 있길 고집한 거, 몸이 아팠음에도 주말마다 먼 거리의 우리 집에 와 준 거, 전부 마음의 표현이고 노력이었는데  '어차피 날 떠날 사람이잖아.'라는 불안함에 모든 걸 의심하고 있던 것 같아. 같은 시간에 같이 누워서 잠들면 좋겠다는 말일에 치여 제대로 들어준 적도 없으면서 말이지.

말로 표현 안 하면 사랑과 관심을 어떻게 아냐고 생각했는데, 회상해보니 내가 보이는 것 마저 눈을 가리고 있었던 것 같. 과오를 인정하지 않으면 내 자신이 발전 없는 인간으로 남을까 봐 이기적으로 남기는 글이야.
이별에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은 없는 거더라고.  

이젠 서운했던 마음 내려놓고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가려고 해.
오빠도 부디 그러길 바라.
답장은 기다리지 않을게.
별로 해준 게 없어서 정말, 진심으로 미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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