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왜 MBA를 간다고?
처음 MBA를 고려하게 된 것은 사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12년 정도가 된다.
2012년 초 어학연수를 갔던 나는, 얼마 가지 않아 한국에 있는 창업팀에 합류하기로 결정했고, 덕분에 연수를 중단하고 일찍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그 때도 조금의 미련은 남아서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 큰 세상에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그 때는 어떤 학교들이 있고 어떤 준비과정이 필요할지도 모른 채 그저 막연히 한국에서 경험을 좀 쌓고 MBA를 도전해봐야지 라고만 생각한 것이다.
그러다 좀 더 구체적으로 MBA를 고려하게 된 것은 2018년 10월.
사업을 접기 전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던 시기였다.
7년간 창업 끝에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지만 나만의 영역에 갇혀있었던 것도 사실.
무조건 계속해서 도전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했다면, 그 생각이 조금은 바뀌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갈 수 있는 길은 어디일까?
떠오르는 옵션은 크게 네 가지였다.
1. 다른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일하기
2. 대기업 경력직으로 넣어보기
3. 다시 창업
4. MBA
첫째로 다른 스타트업에 들어가 일하는 옵션도 나쁘지 않았다.
한국 창업시장도 이제는 많이 활성화되고 성숙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이 예전만큼 열악한 조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또한 소규모 뿐만 아니라 꽤 성장한 여러 규모의 스타트업들이 있었기에 내가 이제까지 했던 경험과 다른 경험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애초에 안정성에 크게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 나 또한 유동적이고 싶음) 안정성 또한 큰 이슈가 아니었다.
둘째 대기업에 도전해보는 건... 확률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에 이미 회사에서 일하는 선배들은 많이 추천을 했다. 창업 경험과 작은 스타트업 경험만 해봤으니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시스템이 있는 대기업에서 일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는 거였다. 더구나 테크 계열은 그렇게 보수적이지만도 않다고 하니 나쁘지 않아보였다.
세 번째는 다시 창업하는 거였다. (또?) 어차피 언젠간 내 사업 하고 싶을텐데 그냥 좀 쉬다가 또 해보는거다.
*물론 이 중 재창업은 선택할 확률이 아주 낮았다. 돈도 돈이었지만 정신을 좀 쉬게 할 시간이 필요했다.
게다가 무조건 계속 도전하는 게 답만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기도 했고.
그래서 일하는 옵션들을 생각해보자니 다 이성적으로 좋은 옵션이긴 한데 이상하게 마음이 끌리지 않았다.
뭔가 내가 어떤 경험을 할지가 미리 그려지는 것 같았다. (당연히 아닐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왕 창업을 하지 않을거면 다른 측면에서 스스로에게 더 도전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그러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MBA라는 기회가 떠올랐다.
여기에는 특히 라이비오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라이비오는 국내가 아니라 미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런칭했던 라이브 스트리밍 소셜 미디어였다. (결과적으로는 카타르에서 더 많이 썼지만)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했던 덕분에 미국 투자회사에서 투자와 인큐베이팅도 받았고, 또 다양한 나라의 사용자들을 인터뷰할 수 있었다.
부족한 영어로 인큐베이팅 받고 또 다양한 나라의 유저들을 인터뷰하면서 나는 매일매일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실리콘밸리만의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고 성장하는 문화가 너무 좋았고, 또 거기에서 만나는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었다. 한국에서만, 그것도 대부분을 부산 및 밀양에서만 살아왔던 내 시야와 경험을 너무나 절실하게 넓히고 싶었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기왕 일을 다시 할 거라면 혁신의 중심인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미국 MBA가 굉장히 좋은 수단이었다.
물론 여기에도 물음표가 따랐다.
기왕 갈거면 괜찮은 학교로 가고 싶은데, 과연 토종인 내가 할 수 있을까?
스타트업 업게에 있을 땐 MBA 다 소용없다는 말도 들었는데, 과연 비용만큼의 도움이 될까?
돈은 어떡하지?
등등.. 여러가지 고민해야 할 이슈들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내 고민을 듣던 언니가 말하길,
"일단 시험부터 쳐봐. 너가 될지 안될지 어떻게 알아?"
일단 해 보라는 단순한 말이 나에게 꼭 필요했던 푸쉬가 되었고
2018년 1월 gmat 학원을 등록하면서 나의 mba 입시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또 한번 상상하지 못했던 여정을 밟게 된다.
오늘따라 브런치가 너무 일기식으로 흘러갔는데, 좀 더 일반적인 Why MBA 를 말하자면 커리어적으로 Location / Industry / Function 을 바꾸기 위한 용도가 가장 크다고 한다
그 이에 창업자에게는 시야의 확장 및 글로벌 마켓의 이해 / 네트워킹 / 투자 기회 등 리소스 제공 / (체계적인 경영 지식 습득) 등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대해서 이전에 유튜브 영상을 하나 만들었는데 (로우퀄리티) 그래도 참고삼아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