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스윗 홈, 뉴욕! 온라인 쇼핑으로 인테리어 마치기

E02. 발품 대신 손품 팔아 완성한 나의 집

by 글쓰는클레어

6일간의 매우 집중적인 발품으로 드디어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 계약했다!
(관련 스토리는 지난 글 '뉴욕에서 중개비 없이 스스로 집 구하기' 에서 확인 가능)


맘에 드는 집 찾아 돌아다니는 과정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적잖이 힘들었기에 이제는 집 구했으니 한 숨 놓았다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새로운 과제의 시작이었다.


텅 빈 방만이 우릴 기다릴 뿐


왠만한 가구는 소유하지 않고 옵션 있는 원룸만을 전전해왔던 나인데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채워야 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심지어 조명까지 설치해야하다니!! 새로 주문하고 만들어 가야할 게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한편으로는 나만의 집을 새로 디자인한다는 게 신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렇게 처음부터 내 맘대로 채워넣어보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진짜 '우리집'을 만드는 기분!



일단 인테리어는 둘째치고 살아가려면 전기인터넷이 급선무였다. 전기는 ConEdison 웹사이트를 통해 계약하고, 인터넷은 Verizon 으로 설치를 신청해뒀다. (이 때도 Billing 주소가 미국인 카드를 써야 제대로 결제가 되는 거 같다.)


인터넷 설치 신청은 최대한 빨리해야한다. 그래봤자 어어엄청 느리게 오니 말이다. (우리나라가 그리워지는 순간) 결국 신청한 후 열흘만에 인터넷 설치가 되었으니 날짜에 대해서는 매우 불만족스러웠지만, 광케이블 기가비트로 신청했더니 인터넷 속도는 무척 만족스럽다. 거의 딜레이가 없는 수준! 한국에서보다 더 빠르게 쓰고 있는 것 같다.



다음으로 급한 것은 무엇보다 침구였다. 더 일찍 침대를 주문하지 못한 탓에 첫 날은 바닥에서 이러고 잤다.

(그나마 슬아언니가 준 수건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집에 있는데 왜 노숙하는 기분일까? 맥주병이 느낌을 한층 살림.


+ 사실 나는 대학생활 이전까지는 침대 생활을 안했었다. 부산 고향집에서는 평소에도 얇은 이불을 깔고 바닥에서 잤었는데, 오빠가 이 날 하루 바닥에서 자보더니 나한테 그 생활을 어떻게 했냐고 게토라고 했다 ㅋㅋㅋㅋㅋ



다음 날 드디어 침대가 왔다.


침구는 사실 Casper 를 많이 추천받았다. 매트리스를 돌돌 말아 택배로 받아볼 수 있게끔 진공 포장하기 시작했고, 연예인들을 이용한 바이럴 마케팅으로 유명한 침대 브랜드였다. (심지어 뉴욕 베이스!) 그래서 왠만하면 캐스퍼 매트리스를 사고 싶었는데 가격대가 비싼 편이라 아쉽게도 다른 옵션들을 찾게 되었다.


그러다 발견한 브랜드는 바로 Zinus! 캐스퍼와 상당히 유사한 포지셔닝이었다. 역시 온라인으로 판매하며 매트리스를 진공 포장해 쉽게 택배로 받아볼 수 있게 하고, 인플루언서를 위한 바이럴 마케팅을 했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가격이 좀 더 저렴하다는 것! 아마존 판매 1위 업체이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은 지누스 침대를 선택해 주문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알고 보니 이 회사가 한국 회사였다는 것이다. 아마존에서 대박 난 다음 오히려 그걸 활용해 한국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하는데, 인테리어 앱 '오늘의집'에서도 판매 1위 상품! 왠지 한국 거라고 하니까 난 더 믿음이 갔다. 물론 카피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는 건 아쉽지만..


부족한 수납공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침대밑에 뭔가를 수납할 수 있도록 비교적 높은 18인치 높이의 철제 프레임과 8인치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샀다. 무게는 꽤 무거웠지만 설치는 매.우. 간단했다!


프레임 위에 처음 매트리스를 얹은 모습


지금 지누스 매트리스를 한 달 정도 써본 후기를 말하자면,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럽다!


첫 날 매트리스를 꺼냈을 때는 높이 5인치 정도로 납작하길래 과연 이게 불어날까 걱정했는데, 이틀 정도 지나자 놀랍게도 8인치로 높이가 높아져있었다. (그동안 그 위에 누워서 자고 그랬는데도 계속 부풀어오른게 너무 신기...) 지금은 낮다는 느낌도 없고 매우 부드럽고 편안하다!!! 다만 프레임 위에 매트리스를 그냥 '얹는' 개념이라 완전히 고정된다는 느낌은 좀 부족하긴 하다. 그렇다고 막 엄청 불편하진 않은데 프레임 자체는 10점 만점은 아닌 거 같다. 8점 정도? (싸고 높고 설치편하고 튼튼한 걸 다 잡긴 역시 힘든가보다)



자, 이제 나머지 가구들을 마련할 차례.

트럭을 빌려서 직접 가구 매장을 돌아다니며 쇼핑한다는 사람들도 봤는데 평소 발품파는 쇼핑을 힘들어하는 나로써는 내리고 싶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래서 100% 온라인 쇼핑으로 이사짐을 채워넣어보기로 했다. 발품대신 손품을 판 것이다.


우리는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집을 채워넣을 수 있었다.


1. 줄자를 이용해 방의 구석구석 인치를 재고 Floor Plan 에 기록한다.

높이나 깊이 등 자세하게 잴수록 좋다. 옷장 문 포함 각종 문을 열었을 때의 시나리오도 함께 고려!


2. 구글이나 인테리어 앱을 통해 원하는 컨셉을 리서치한다.

인테리어에 엄청나게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라면 최대한 단순한 컨셉을 고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우리의 컨셉은 뭔가 "흰색과 은색 스틸의 모던함 + 원목과 가구들의 소재감이 주는 따뜻한 느낌 + 녹색 식물의 라이블리함???" (방금 단순한 게 좋다고 했는데......)


이미지로 표현하자면 아래와 같은 느낌을 참고했다.


우리집이 이렇게 되려면 좀 더 노력이 필요하지만 여튼 기본은 이런 색감을 참고.... !

그리고 그에 맞게 테마 색상을 흰색으로 잡고 (+원목, 아이보리, 연회색) 해당 색깔에 맞는 가구들을 위주로 고르기로 했다.



3. 원하는 치수, 색, 소재의 가구들을 온라인으로 구매!

자 이제 치수도 재고 컨셉도 골랐으니 그에 맞는 가구들과 각종 용품들을 구매할 때다!

나는 주로 홈디포와 아마존에서 가구와 기타 인테리어 용품, 생활잡화를 구매했다.



1) Home Depot: 가구 구매


가구에 있어서는 IKEA와 BedBathandBeyond, 그리고 HomeDepot 세 군데 사이트와 아마존을 봤는데, 결과적으로 왠만한 가구들은 모두 홈디포에서 구매하게 되었다. 사실 DIY 인테리어로는 이케아가 익히 알려져있는 걸로 아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케아 온라인 몰이 디자인 다양성이 떨어지고 쇼핑하기가 불편한 느낌이었다. 가격도 다른 몰에 비해 특별히 더 저렴하다거나 하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베드배스앤비욘드는 온라인 사이트가 매.우. 불편하게 되어있다. 로딩도 오래 걸리고, 결과적으로 장바구니에 담아둔 아이템 결제가 안되어서 전화로 일일이 제품번호를 불러 주문해야 했다. (아파트에서 주는 할인 쿠폰이 있어서 쓰려고 억지로 몇 개 샀지만 다시는 안 쓸듯) 아마존도 정말 없는 거 없이 다 있는 곳이라지만 가구만큼은 마음에 쏙 드는 것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디자인 퀄리티도 너무 들쑥날쑥이고..


결과적으로 지금 집에 있는 가구는 거의 다 홈디포에서 구매했는데, 합리적인 가격의 깔끔한 디자인의 가구들이 많았고 한달째 사용하고 있는 지금도 매우 만족스럽다. (내가 치수를 잘못재서 책상 안에 안 들어가는 의자만 빼고... 하지만 그건 내 탓!)


가구를 온라인으로 주문할 때는 높이와 넓이, 깊이를 꼼꼼히보고 해당 인치가 내가 계획했던 곳에 들어가면 어떤 느낌일지를 미리 가늠해보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ppt로 미리 가구들 치수를 확인하고 배치를 계획해 주문했는데, 덕분에 큰 실패 없이 100% 온라인으로 가구 주문을 마칠 수 있었다.

피피티로 만들었던 예상 배치도 (여러버전으로 해볼 수 있어 좋다)



2) Amazon: 없는 게 없는 아마존!!! 왠만한 생활 잡화 및 식품들은 모두 아마존으로 구매했다. 조명 및 스피커도 모두 아마존에서 구매!


특히 아마존은 프라임 멤버로 등록해 멤버십 비용을 내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구매금액에 관계 없이 무료배송 한다는 게 그 중 하나이다. 배송 속도도 프라임 상품들은 꽤 빠른 편이다. 아마존의 좋은 점은 사용자가 많은 만큼 많은 사람들의 리뷰를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덕분에 구매 결정도 훨씬 쉽게 내릴 수 있었다.


또한 미국 사람들이라면 다 갖고 있는 에코 Eco 도 하나 사서 열심히 Alexa 부르면서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주로 시키는 것들은 시리한테 시키던 것들 (시간이나 날씨 묻기, 알람 설정) + 음악 재생 + 오디오북 재생 + 주문 리마인더 등이다.


음악 재생을 자주 쓰게 될지 몰랐는데 이상하게 엄청 자주 쓰게 된다. Play Bossa Nova! 하면 내가 음악 고를 필요 없이 알아서 틀어주니 너무 편하다.... 또한 요즘 알게 되어 꿀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받아만 놓고 안 듣고 있던 아마존의 오디오북 Audible 을 재생해서 들을 수 있다는 것. 물론 폰 들고 > 앱 켜서 > 재생하면 끝이지만 그조차도 안하게 되던걸 말로만 시키면 되니까 자주 듣게 된다. 또한 TV를 안 보면서 놓치게 되는 뉴스들도 Alexa 를 통해 라디오로 들을 수 있어서 매우. 매우 편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AI 스피커가 이 정도로 안 쓰이는지 궁금할 따름.



4. 가구 조립


자 이제 주문을 마쳤으면 배달된 가구를 하나 둘 조립해 배치할 차례다. 이 단계에서 '신체적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돈이 더 많다면 추가금을 내고 설치 기사를 불러도 되겠지만 사실 전동드릴만 있으면 가구 조립이 많이 어렵지는 않다. 지나고나서 말하지만 전동 드릴과 망치. 특히 전동드릴을 꼭! 반드시! 사야한다.


우리는 모든 가구 조립을 직접 하기로 했는데, 오빠랑 내가 둘 다 전동드릴을 한 번도 써보지 않은 관계로 처음엔 드릴 없이 직접 하려다보니 가구 하나 조립하는데 한 시간씩이 걸렸다. 좁은 원룸에 가구 설치할 게 얼마나 있겠냐 싶겠지만... 스툴 2개, 의자 2개, 책상 2개, 침대 옆 서랍장 2개, TV 스탠드 1개, 책꽃이 1개, 화장실 서랍장 1개..... 생각보다 정말 많았다. 뒤늦게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오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동드릴을 주문했지만 사용법을 맨 마지막 가구 조립할 때에야 알았다는 거..... 여튼 새롭게 가구를 주문할 거라면 전동드릴을 꼭 사세요.... 아마 나 말고는 다 알겠지? (써보니 그렇게 어렵지도, 위험하지도 않은 것 같다)


드릴 없이 생으로 조립하는 미래의 목수들...



여하간 이렇게 완성되어가고 있는 나의 홈 스윗 홈!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하나하나 내가 의도해서 고르고 직접 조립한 가구들이 들어와있는 따뜻한 집이 왠지 갈수록 정이 간다. 아직도 이것저것 바꿔가고 있지만 어쨌든 현재로써의 비포와 애프터를 공개한다!


Before: 이렇게 텅텅 비었던 방이


After: 사람 사는 집으로 변신!


After: 예쁜 석양과 함께 식탁 세팅했을 때!


+ 저 행잉배너는 안 어울리는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 너무 센티멘탈 아이템이라서 포기를 못했다.오빠가 와인병을 포기 못하듯이... ㅎㅎㅎ 결국은 각자 원하는 게 짬뽕되어가고 있지만!!!! 그게 또 집의 묘미 아닐까.



여기는 우리의 작업공간!! 인데 왜 나만 노는거 같지... 오해입니다





여튼 이렇게 집 채우기 미션도 완료!

집을 완성하니 이제 정말 뉴욕이 좀 더 내 집 같아진 느낌이다.


요즘에는 학기 시작하기 전에 뉴욕을 최대한 열심히 즐겨보려고 하고 있는데, 다음 편에서는 그 중 몇 개의 경험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Home Sweet Home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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