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서포터즈, 마케팅에 좋을까?
2030 청춘들의 나눔을 위한 커뮤니티 라는 거창한 목표를 걸고 시작한 위제너레이션. 그런데 정작 홈페이지를 가면 딱히 커뮤니티랄 요소가 없었다. 모금에 참여하고 댓글 남기는 정도가 끝이었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모금 캠페인도 알릴 겸 '위제너레이션 서포터즈'를 모집해 운영하기로 했다. 지금도 브랜드 서포터즈 활동이 그 때 정도로 활발한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는 한참 대학생 서포터즈를 뽑아 운영하는 브랜드가 많을 때였다. 우리도 소정의 참가비를 걸고 서포터즈를 모집했다.
연합동아리 출신의 강점을 이용해 친구들의 아이디를 빌려서 각 대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스펙업, 잡코리아 등의 구인 사이트에도 글을 올렸다. 보도자료도 돌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유명인사나 연예인을 만날 수도 있다는 포인트를 강조했어야 하는데, 지금 보니 자선적인 요소만 잔뜩 강조했던게 아쉽다ㅠㅠ)
스타트업의 강점! 빠른 실행으로 아이디어가 나온지 3일만에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다행히 2주만에 적절한 수의 인원이 지원했고, 거의 탈락없이 4개월간 활동할 16명의 서포터즈를 모집할 수 있었다.
그렇게 모집된 서포터즈와 함께 9월 말 발대식을 가졌다. 당시 위젠 팀원 자체가 많지 않았기에, 서포터즈의 합류가 캠페인을 알리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부푼 꿈을 안고 기수를 시작했다.
서포터즈가 해야할 미션은 크게 두 종류였다.
Monthly 팀 미션: 매달 주제를 놓고 팀별 경쟁하며 4개월 후 최종 우승팀에게는 상금 제공
Weekly 개인 미션: 매주 1회 블로그 작성 + 위제너레이션 페이스북에 친구 초대 + 게릴라 미션 참여
그리고 16명을 4명씩 4개의 조로 임의로 나누었다. 이렇게만 보면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내 준 미션의 규모였다. 매달 거의 공모전에 가까운 수준의 미션을 제공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거였다.
노숙인 자활을 돕는 사회적기업 ‘두손’ 캠페인! 온/오프라인 홍보 캠페인 만들기! (예산10만원)
너무 큰 주제에 목표도 없고 구체적이지도 못했다. 내 딴에는 창의성과 자율성을 주고 싶었지만, 경험이 없고 내 회사가 아닌 친구들에게는 사실상 이런 대학 조별과제같은 활동은 사이드로 같이 진행하기에는 무리였다. 결국 첫 달 부터 정말 관심이 있던 친구들은 열심히 참여하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은 참여도가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문제는 거기에 대해 딱히 대응할 보상 시스템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주말마다 만나는 게 전부였기에 진행 관리도 쉽지 않았다. 결국 아쉽지만 12월까지만 미션을 진행하고 마지막 달에는 미션 없이 기수 운영을 종료하게 되었다.
이런 나의 미숙했던 진행에도 불구하고 서포터즈는 위제너레이션에 큰 힘이 되었다.
매달 진행했던 오프라인 모금 이벤트나 각종 행사에 부스로 참가할 때 여러 친구들이 손발이 되어주었다.
또한 열정적으로 진행한 조들에서는 정말 다양한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진행해주었다.
추억도 많이 쌓였고 재미있는 일도 많았다. 이태원에서 위안부 관련 이벤트를 하다가 경찰에 불려갔을때도 서포터즈와 함께였고, 서울역에서 모금을 할 때는 술에 취한 노숙인 분들을 끝까지 진심으로 대하는 두손을 보고 같이 감동하기도 했다. 빼빼로데이에도 스타트업 부스 참가를 하며 사람들에게 빼빼로를 나눠주기도 했다. 야구장에서도 피켓들고 홍보하고, 거리에서 사람들 외면 받아가며 같이 모금도 하고.. 대학로에서 플래시몹 시도(ㅋㅋㅋ)도 하고.. 돌아보면 정말 흥미로운 일들을 많이 했다!
대학생 서포터즈라고 하지만 나도 당시 대학생이었기에 나이는 나와 같거나 더 많은 참가자들도 있었다. 덕분에 이후 친구로 발전한 경우도 있고, 그 외에도 참여해 준 친구들과는 감사한 마음으로 좋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서포터즈였다가 이후 인턴으로 함께 한 친구도 있었다. (남주야 고마워)
무엇보다 서포터즈를 진행하면서 시행착오 끝에 배운 점이 많았다.
첫째, 큰 브랜드가 아닌 경우 우리만이 줄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이나 혜택 + 스토리로 어필할 것
둘째, 서포터즈에게 요구되는 활동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미리 정의하고 전달할 것
셋째, 주말 정도만 참여하는 서포터즈에게 과도한 업무를 기대하지 말 것!
넷째, 결국 내부 인력과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므로 서포터즈가 꼭 필요할지에 대해 제대로 고려해보고 진행
SNS 홍보가 목적이라면 이미 어느 정도 블로그나 SNS를 운영해오던 친구들을 뽑아 애초에 활동 내용을 밝히고 포스트 업로드 정도로 활동을 진행하거나, 당시의 위젠처럼 오프라인 행사가 많은 경우 행사를 함께 도와주는 봉사자의 역할 정도로 생각할수도 있겠다. 더 큰 일을 요구하려면 그만큼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더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 (세상의 당연한 이치)
개인적으로는 서포터즈 운영이 재미있기는 했지만, 당시의 위젠과 같이 우리 팀이 크기도 바쁜 새싹같은 단계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그걸 또 경험으로 비싸게 배웠네요...) 인원이 적더라도 Full-time 인턴십으로 의지가 강한 지원자만을 제대로 뽑아서, 더 중요한 업무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진행하는 편이 좋겠다고 느꼈고, 이후로는 인턴십으로 방식을 변경해 더 효율적으로 함께 일할 수 있었다.
그렇게 뭐든 직접 부딪혀가며 쿵쾅쿵쾅 일을 배우던 위제너레이션. (+그리고 스물넷의 나)
다음 화는 집에 있는 맥북에 있어서 무슨 내용인지 모르지만 곧 펼쳐집니다......
띄엄띄엄 글을 연재하고 있는데 hopefully, 글쓰기 챌린지인 이번 달에 더 많이 써보도록 할게요 :)
[지난 이야기]
EP 01. 여정의 시작 https://brunch.co.kr/@seoyoungcla/18
EP 02. 아무것도 몰라요 https://brunch.co.kr/@seoyoungcla/23
EP 03. 런칭, 그리고 문제에 직면하다 https://brunch.co.kr/@seoyoungcla/26
EP 04. 내가 기획한 첫 번째 캠페인 https://brunch.co.kr/@seoyoungcla/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