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엠 히스 레저> 노력하는 예술가였던 사나이

by 찬란한 하루
히스레저4.jpg 영화 <아이 앰 히스 레저> 공식 포스터

빈센트 반 고흐, 에곤 실레, 김현식, 장국영, 모딜리아니, 제프 버클리, 히스 레저

각자 모두 사연은 다르지만 이들의 이름을 들으면 '요절'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짧은 순간을 살다 갔지만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건 그들의 빛나는 재능 때문이었다. 오랜 시간 작업을 하며 수많은 작품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남아있는 작품들이 그들이 얼마나 뛰어났었는지를 사람들로 하여금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그들이 자신의 재능이 가장 빛날 수 있었던 시기인 젊은 시절만 살다갔기에 그들이 과대평가되었다고 말한다. 빛날 수 있는 예술적 능력은 대부분 젊은 시절 발휘되고 나이가 들면서는 자연스럽게 또 다른 젊은 예술가들에게 밀리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더 살았다면 그들도 자연스럽게 젊은 예술가들에게 위대한 예술가 타이틀을 빼앗기고 그저 그런 예술가로 전락했을 거라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찌 보면 다 같은 예술가이긴 하지만, 각자 나이에서 빛날 수 있는 능력이 다를 뿐인 것 같다. 젊은 시절에는 인간의 두뇌가 가장 활동적이기 때문에 재능이 가장 반짝반짝 빛난다.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가장 활동적이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예술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두뇌와 육체가 느려진 대신 연륜으로 젊은 시절에 했던 시행착오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되며, 자신보다 더 젊은 예술가들이 빛날 수 있도록 지지하고 도움을 주면서 스스로 빛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각자 다르게 빛날 뿐 모두 빛나는 예술가인 것이다.


히스레저2.jpg 젊은 시절 히스 레저. 영화 <아이 앰 히스 레저> 공식 포스터


영화 <아이 앰 히스 레저> 속 히스 레저는 젊은 시절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이후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서 배역을 연구하고 표현했다. 단순히 타고난 빛나기만 하는 재능이 아니었다. 그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만하지 않았다. 늘 자신이 배역을 잘 소화하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해가며 연기를 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이 가진 재능을 더 잘 발휘할 수 있을지를 매 순간 고민했다. 늘 불안을 안고 연기를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재능이 발휘되는 걸 보면서 누구보다 행복해했던 사람이었다. 그는 요절을 했지만 그렇지 않았더라도 그는 자신의 위치에 따라 자신이 가진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의 재능은 연륜이 더해져 가며 더욱 빛났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히스 레저가 빛나는 예술가로 기억되는 이유는 그가 가진 재능도 있었지만 그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능만 가지고 자만한 사람이었다면 연기로 정점을 찍지 못했을 것이다. 또 정점을 찍었더라도 새로운 배역을 맡는데 게을리한다면 주연을 맡고 얼마 되지 않아 금방 내려왔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10년 동안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연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요절하기 전에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히스레저.jpg 안녕 히스 레저! 영화 <아이 앰 히스 레저> 공식포스터

히스 레저의 생은 비록 짧았지만, 히스 레저의 영광은 결코 짧지 않을 것이다. 그는 노력하는 예술가 히스 레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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