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몬스터 콜>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이는 언제 어른이 될까? 이 질문에 사람들은 쉽게 대답했다가 다시 고민에 빠진다. 법적으로 성인이 되는 나이 20살이 가장 쉬운 답이다. 그렇지만 20살이 넘기만 하면 모두 어른이 되는가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 다 자라서 자신의 일의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어른이다. 영화 <몬스터 콜>은 오말 리가 아이에서 어른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학교에서는 힘센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집에서는 아픈 엄마와 함께 살며 집안일을 돕는 코너는 아직 어린아이일 뿐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학교와 집 모두에서 고달픈 생활을 하며 힘들어한다. 버텨내기 위해 코너는 스스로 나무 괴물을 불러낸다. 코너의 상상 속에서 매일 같은 시간 나무 괴물이 찾아온다. 나무 괴물은 세 가지 동화를 들려줄 거라 예고하고 코너에게 나머지 하나의 동화를 이야기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 동화는 왕자가 사악한 여왕을 무찌른 이야기이다. 왕자는 여왕을 내쫓기 위해 사랑하는 농부의 딸까지 죽이며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힌다. 여왕을 농부의 딸의 살해범으로 몰아낸다. 그 결과 왕자는 평화로운 나라를 만든다. 실제로 농부의 딸을 죽이지 않았던 여왕은 나무 괴물의 도움으로 목숨을 잃지 않고 도망쳐서 살아간다. 나무 괴물은 왕자와 여왕의 모습을 통해 온전히 착한 사람도 온전히 악한 사람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모두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고 말한다.
코너의 외할머니는 코너를 불편해한다. 자신의 딸인 리지가 병에 걸려 힘들어할 때 코너가 혹이 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코너는 외할머니가 자신을 싫어하는 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리지가 떠나더라도 외할머니는 결국 자신이 코너를 책임지려 한다. 외할머니는 코너에게 모두 온전히 착한 사람도 온전히 악한 사람도 아니다. 코너가 더 성장하여 어른이 되어도 주변에는 항상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동화는 아주 이기적인 사내의 이야기이다. 산업혁명 이후 자연에서 머무는 지저분하고 구두쇠인 늙은 약제사와 현명하고 상냥한 젊은 목사가 있었다. 목사는 사람들을 선동하여 약제사를 몰아냈다. 그렇지만 젊은 목사의 딸은 병을 앓았고 목사는 약제사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하지만 약제사는 거절한다. 그때 목사는 자신의 딸을 살려만 준다면 자신이 가진 신념을 모두 버릴 수 있다고 말한다. 믿음이 약했던 목사는 결국 벌을 받았다. 나무 괴물은 믿음은 치유의 절반이며 소중하다고 이야기한다. 스스로 자신의 믿음을 져버려선 안 된다고 한다.
코너는 엄마가 나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그런 희망을 갖지 않는다. 또한 코너는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지 아빠와 함께 살 수 있다고 믿었다. 오랜만에 만난 코너의 아빠는 코너를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끝내 같이 살지는 않는다. 놀이동산에 다녀오면서도 자신은 언제든지 코너 편이고 함께 있어줄 수 있을 거라고 한다. 그렇지만 자신이 원래 머물던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한다. 자신의 믿음과 다른 반응들과 부딪히자 분노한 코너는 물건을 다 부순다. 코너는 자신의 믿음에 흔들렸고 그로 인해 마음도 흔들렸다. 코너가 더 성장하여 어른이 되면 스스로의 믿음을 져버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세 번째 동화는 투명인간의 이야기이다. 투명인간은 자신을 바라봐주지 않자 분노한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한 느낌이 들자 괴로움에 가득한 것이다. 코너는 투명인간처럼 나무 괴물을 현실로 소환한다. 스스로 자신을 괴롭히는 학생을 때린다. 학교에서 늘 투명인간 취급을 당했던 코너는 더 이상 투명인간이 아니게 된다. 그렇지만 코너는 자신의 존재가 드러난다고 해서 전혀 기뻐하지 않는다. 나무 괴물은 이 이야기와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라고 이야기를 한다.
코너는 지금까지 거절하기 싫은 일을 거절하지 못했다. 화나는 일이 있어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온전히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지켜내기 위해선 표현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코너가 더 성장하여 어른이 되었을 때도 자기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히 알고 표현할 수 있어야 정신적으로 병들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는 코너의 이야기이다. 코너는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앞서 나무 괴물이 이야기한 세 가지 이야기는 이미 코너가 살아가면서 느꼈던 삶의 진실들이다. 코너는 그 진실들을 딛고 자신의 속마음을 용기 있게 내뱉는다. 코너는 병을 앓는 엄마가 살았으면 좋겠지만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엄마를 잃어도 떠나보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코너 자신도 너무나 지치고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속마음을 털어놓고 나니 코너는 한결 가벼워진다.
코너는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며 성장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자신이 착한 생각을 하든지 악한 생각을 하든 그 모든 생각이 자신에게서 나온 것임을 인정하는 태도에서 시작한다. 그 생각 속에서 결국 자신이 옳다고 믿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이 어른이 되는 것이다. 코너는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