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탁 하나만 들어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별 후 아들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스테파니. 그녀의 유일한 취미생활은 브이 로그 방송을 하는 것이다. 브이 로그 방송은 스테파니에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자신이 하는 활동을 보고 누군가는 그 콘텐츠가 유용하다고 느낀다면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아이를 키우는데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줌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받고 싶은 것이다.
글을 쓰지 못하는 소설가 남편과 아들을 키우며 회사에서 일하는 에밀리. 그녀는 말투도 세고 행동도 센 편이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하면서 그녀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녀가 항상 세게 나오는 이유는 늘 관계에 있어서 우위를 점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즉 자신이 더 힘이 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그녀는 자신의 존재가치가 증명된다고 믿는다. 그런 그녀에게 자신이 아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는 상황과 남편의 외도는 자존감을 무너뜨렸을 것이다.
스테파니와 에밀리는 서로에게 너무 달라서 열망의 대상이 된다. 스테파니가 에밀리를 닮고 싶어 하는 열망이 더 커 보이지만 실은 둘 다 서로를 열망한다. 스테파니는 에밀리와 숀이 진하게 스킨십을 하는 걸 보고 흔들린다. 남편이 없는 스테파니를 누르기라도 한다는 듯 에밀리는 숀과 진하게 스킨십을 한다. 자신이 갖지 못하는 것을 가진 에밀리를 보며 스테파니는 열망하기 시작한다. 에밀 리가 죽고 난 후 스테파니는 숀과 미래를 약속하고 에밀리가 가졌던 것을 가지며 행복을 느낀다.
에밀리는 자식에게만 집중하는 스테파니를 보며 흔들렸을 것이다. 사진을 찍고 브이 로그를 하며 기록으로 남기는 스테파니를 보며 과거로 인해 사진 한 장 자유롭게 남기지 못하는 자신이 싫어졌을 것이다. 또한 친언니를 죽이고 난 뒤 자신으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서 전업주부로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것이다. 한없이 순진해 보이는 스테파니와 달리 자신은 세상의 때가 많이 묻었다고 생각해 둘의 관계에서 늘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 생각했을 것 같다. 그래서 스테파니와 친오빠 간의 관계를 듣게 되었을 때 오빠 킬러라며 그걸 약점으로 쥐고 흔든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자신이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며 에밀리는 스테파니를 열망했던 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여성이 서로를 열망해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에밀리가 죽은 후 스테파니와 숀이 함께 하기를 약속했다가 에밀리가 자신의 생존을 밝히면서 숀과 에밀 리가 손잡는다. 그 후 스테파니는 에밀리의 과거를 밝혀내고 스테파니와 에밀리가 손을 잡는다. 그렇지만 서로를 믿기 어려운 존재라고 판단한 둘의 관계에서 스테파니는 숀과 손을 잡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셋은 서로를 물고 뜯다 끝을 맞는다.
결국 갖지 못한 것을 갖겠다는 비뚤어진 욕망은 파국이 되는 것 같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그들의 인생을 살아간다. 긴장감을 놓지 않으며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재밌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