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슬로운> 왜 그랬을까?

by 찬란한 하루

<미스 슬로운> 공식 포스터.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미국의 완벽한 로비스트 ‘엘리자베스 슬로운’


동료들과 회사를 떠나는 그녀. <미스 슬로운> 스틸컷.

그녀는 지나치게 완벽하다. 통찰력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자기가 성취하고자 하는 바를 이뤄냈다. 그녀는 자신의 신념을 ‘성공’으로 삼았다. 그런 그녀에게 일을 의뢰하면서도 신뢰하지 않는 이들에게서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발을 돌린다.


그렇게 새롭게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계획은 그녀의 머릿속에만 들어있고 동료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동료들은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에스미를 지켜보는 그녀. <미스 슬로운> 공식 포스터

성공만을 보고 쫓던 그녀는 동료 ‘에스미’의 상처도 법안 통과를 위해 이용한다. 동료의 상처를 이용한 그녀는 더 이상 다른 동료들에게 지지받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총기 규제 법안을 막으려는 정치인과 로비스트들의 압박을 받는다. 그녀는 철저한 계획으로 벗어난다. 사실 그녀가 자신이 모든 책임을 안기 위해 동료들에게 말하지 않았던 것이었지만 결국 그녀가 구치소에서 홀로 나오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결국에는 그녀의 계획대로 이루어졌다. <미스 슬로운> 스틸컷.

미스 슬로운은 승리에만 집착했고 결국엔 승리했다. 그녀의 신념에 '사람'은 없었다. 성공 후에 그녀 곁에 남는 사람은 없었다. 한 때는 뛰어난 능력으로 좋은 동료가 됐었지만 선을 넘어버린 후에는 그녀의 선의도 무의미해지고 좋은 동료로도 남지 못했다. 그렇지만 '사람'이 없던 것이 과연 순수하게 그녀 자신 때문이기만 했을까.


왜 이렇게 일에만 집중하고 그 속에서 좋은 성과를 얻으려 노력하냐는 질문에 그녀는 자신은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지는 않지만 그녀도 분명히 냉철한 승부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동료를 배신하고 자신이 선을 넘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에야 무언가 잘못되었단 걸 느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끝까지 냉철한 승부사였다. 선을 넘었어도 멈추지 않고 결국 성공을 위해 달렸다. 그렇게 달리는 동안 그녀 주위엔 따뜻한 말 한마디 해줄 사람이 없었다. 러닝타임 내내 그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위로해주거나 조언해주는 친구도 없었다. 결국 혼자 남은 그녀가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느끼기 위해 필요한 건 성공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렇게 성공을 위해 달렸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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