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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월 Nov 16. 2023

글을 쓴다는 건 언제나...

매일 쓴다는 것의 어려움 vs. 매일 아무것도 아닌 걸 쓴다는 괴로움


#1. 글을 쓴다는 건 언제나 후-를 동반한다. 

한숨 한번 쉬고, 심호흡도 한번 하고, 그냥 쓰는거지뭐- 하면서 그냥 쉬어버리는 기나긴 웜업.


글을 써서 타인에게 보여주기 전에도 비슷한 루틴이 반복되는데,

이걸 줄이고 그냥 써서 그냥 보여주는 것을 반복 훈련해야 조금은 나아진다. 

양을 늘리고 속도는 빠르게 정확한 매일의 성실함만이 글을 계속 쓰게 한다.


그걸 아는데도 누군가 터치하지 않으면서, 돈을 받지 않고, 마감을 정해두지 않은 상태에서의

'글쓰기'는 자꾸 '나중'이 되어버린다.


글쓰기의 동의어가 마치 '나중'인 것처럼.


#2. 매일 쓰는 게 힘들까? 아님 아무것도 아닌 걸 쓴다는 느낌이 힘들까?

당연 후자다.

매일 쓰는 건 쉽지 않지만 정신적으로 힘든걸로 따지자면 내가 오늘도 쓰는 이 글들이 모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게 반복될 때다.

번아웃이 일 자체가 힘들어서 오는게 아니라, 내가 필요한 재화와 보상에 비해서 일이 과도하게 많을때 혹은 일은 많은데 성과나 비전이 눈에 보이지 않을 때 오는 것처럼.



#3. 뭔가 대단한 걸 한번에 써낼 수 있다는 착각과 오만함

결국은 착각, 오만이다.

지금 상황에 나라면, 내 자신과 내 글에 겸손하다면 매일 쓰는 게 맞다.

마중물처럼 끝도 없이 글로 글을 퍼올려야지,

생각과 다짐과 의욕과 열정은 쉽게 사그라든다.



#4. 내가 보는 글과 영상이 내가 아니라, 내가 쓰고 생산해내 본 것만이 내 것.

재밌는 콘텐츠들이 너무 많은 세상에, 내가 보고 읽은 것들이 꼭 내 것이 될 것만 같은 때가 있다.

그걸 마음과 기분을 경계해야만 한다.

내가 쓰고 생산해내어본 것만이 내 것이 된다. 

그마저도 수정, 퇴고를 거듭해내야 할 무언가일 거고.


아직은 마중물이다. 퍼내고 또 퍼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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