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예의범절을 얘기하면서 특히 애들 한데 인사 잘 하라고 한다. 큰 목소리로 고개를 숙이는 인사를 가르친다. 우리는 개들 한데 예의를 지키고 있을까? 사람을 물면 안되고 무조건 착한 행동만 해야 된다고 바라는 건 아닐까? 어른을 뵙거나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나면 고개를 숙여 인사하거나 악수를 한다. 모르는 개에게 다가갈 때도 와 예쁘다 하면서 손을 번쩍 들어서 마구마구 툭툭 치면서 머리를 쓰다듬지는 않는가? 개들에게 이 행동은 반갑다고 어른께 손을 번쩍 들어 뒤통수를 치는것과 같다. 사실 반가운 동창을 만났을 때 뒤통수를 번쩍 칠수는 있지만 이런 경우도 흔하지 않다. 개들은 기분이 나쁘다. 갑자기 생판 모르는 사람이 와서 뒤통수를 번쩍 쳤으니 성질 있는 놈은 물 수도 있다.
개들에게 예의 바른 인사란 주먹을 가벼이 쥐고 코 아래도 손을 내밀어서 나의 냄새를 맡겨 해 주는 것이다 “나는 소영이라고 해 너는 누구니? 만나서 반갑네 날이 좋아서 산책 나왔구나~” 이렇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 개가 냄새도 맡고 서로 정보 교환과 호감을 나누는게 중요하다. 살다 보면 반전의 인간들이 있다. 좋은 사람 인줄 알았다가 인간 쓰레기를 만났다고 분개하는 친구의 넋두리를 들어주다 보면 사람들의 부류도 여럿 이듯 개들 또한 마찬가지다.
성품이 온화하고 친근한 녀석이 있고 강한 성격에 부정적인 개도 있다. 진료를 할 때 나는 개들을 3가지 성격으로 나눈다. 착한 놈, 예의 있는 놈, 나쁜 놈. 착한 개는 주사를 놓거나 처치를 해도 잘 따라주는 성격이 좋은 착한 개다. 으르렁거리며 무는 개는 나는 주사가 싫으니까 미리 으르렁거리면서 주의를 주는 것이다. 더 괴롭게 하면 물 수도 있다는 미리 신호를 주는 녀석이니 예의가 있는 개다. 마지막은 착한 척 가만히 있다가 방심한 틈을 타서 인정 사정없이 피가 뚝뚝 나도록 물어버리는 녀석이다. 참으로 나쁜 놈이다. 착한 척 얌전히 있다가 무는 녀석들에게 손가락과 팔뚝이 날아가는 수의사를 보면서 개나 사람이나 나쁜 놈을 조심하자. 나쁜 녀석을 미리 알기는 힘들다. 당해 봐야 안다.
남산 공원에 산책을 갔다가 얼마전 몰티즈 개를 데리고 나온 커플을 봤다. 개는 어려 보였고 여기저기 냄새도 맡으며 신나 하는데 여자는 말한다 “어머나 지지 따라와 제대로 좀 걸어” 하면서 목줄을 홱홱 당긴다. 난 그녀의 뒤통수를 때려주고 싶었다. 냄새 맡는 개의 목줄을 확 당기는 행동은 사춘기 애들이 핸드폰으로 친구에게 문자 보내는 순간 “너는 핸드폰만 끼고 사냐” 면서 확 뺏어 버리는 것과 같다. 개들은 살을 빼는 목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다. 밖을 나오면 꽃과 풀 여기 저기서 불어오는 바람과 냄새에 코를 박으면서 힐링하고 행복을 느낀다. 신체적 정신적인 건강을 코를 사용해서 즐긴다. 이 행복을 제발 개들에게서 뺏지 말자. 모르는 개의 뒤통수를 때리는 인사말고 개들과 반가운 예의 바른 인사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