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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수의사 야화 Apr 12. 2021

핸드폰과 택시기사

내가 겪은 일중에 정말 로또 맞을 확률로 있었던 신기한 사건이 있었다. 지인 원장과 간호사 셋이서 강북 면목동이란 곳에서 저녁을 먹고 다른 일정이 있어서 택시를 탔다. 난 그 지역을 전혀 몰랐는데 간호사 선생님은 택시기사가 가까운 거리를 엄청 돌아간다고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우리는 화를 내는 간호사 때문에 목적지 못 가서 택시에서 내렸다. 그런데 아뿔싸 3초도 안되어서 간호사 선생님이 새로 산지 3일도 안된 핸드폰을 놓고 내렸다. 소주 한잔의 기운도 있었던 것 같다. 택시를 목 놓아 부르면서 바로 전화를 해봤건만 핸드폰은 꺼져 있었다. 소주의 또 다른 기운 때문인지 원장님과 간호사는 칠칠 맞다는 이유로 2차전이 벌어졌다. 카드 결재한 승차 내역이 있으면 택시를 알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 만을 가진 채 두사람의 싸움으로 결국 각자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난 그 강북에서 그냥 집으로 가도 되지만 굳이 왜 그랬는지 다시 강남을 갔고, 돌아 돌아서 마지막엔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서 집으로 가는 택시를 타게 되었다. 평일 저녁이라 수많은 빈 택시들이 수도없이 지나갔고 핸드폰 분실사고후 3시간이 지난 시점 이였다. 수많은 불빛이 찰랑거리는 압구정 거리에서 손을 번쩍 들었더니 2대의 택시가 나란히 내 앞에 섰다. 그런데 보통 같으면 앞 택시를 타는게 순서 이건만 난 굳이 뛰어가서 뒤쪽 택시를 탔다. 

 순간 나는 싸한 정말 묘한 기운을 느꼈다. 나는 뒤자석에 앉았기 때문에 잃어버린 핸드폰 택시의 기사를 볼 수 없었음에도 나의 강한 기운은 그 범인기사란 확신이 들었다.   간호사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앞 자석 운전대 옆 공간에서 무음 처리된 핸드폰에 내이름  앞머리 글이 반복적으로 뜨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반가움과 함께 놀라움으로 심장이 바깥에서 뛰는 것 같았다. 

난 기사에게 3시간전 핸드폰 잃어버린 사람의 친구라고 핸드폰을 돌려 달라고 말했다. 그 순간 운전하던 기사는 얼굴을 180도 돌려 턱을 쩍 벌려 떨어뜨렸다. 만화에 나오는 표정이다. 그 때의 표정은 아직도 생각 날 정도로 재밌었다. 

그때부터 기사는 경찰서에 돌려주려 한다고 말까지 더듬으셨다. 우리집까지 올라가긴 나도 무서워서 동네 큰 사거리에 차를 세웠고 핸드폰을 되돌려 받았다. 기사는 그 순간에 보상금을 요구했다. 번뜩거리는 내 머리속에서 장난끼가 발동했다. " 제가 사람으로 보이세요?" 택시 문을 꽝 닫고 도망 갔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서울 시내가 좁은 곳도 아니고 핸드폰을 잃어버린 곳에서 시간적으로 지리적으로 많이 멀어져 있었건만 내가 생각해도 소름 돋을 사건 이였다. 간호사 선생님은 핸드폰을 찿아서 너무나 좋아했고, 그 후로 내 사건은 어디가도 귀신 같은 사건으로 지인들 사이에 널리널리 퍼져가기 시작했다. 


지금은 복권 숫자 6개가 너무 궁굼하다 일등이면 좋겠다. 부자는 아니라도 경제적 독립이 되는 큰 사건을 꿈꾸어 본다.배트맨의 가장 큰 초능력은 부자라고 했다. 부자는 아니 여도 소박한 독립을 꿈꾸어 본다.

비내리는 오늘 소박하게  2장의 복권을 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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