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은 일중에 정말 로또 맞을 확률로 있었던 신기한 사건이 있었다. 지인 원장과 간호사 셋이서 강북 면목동이란 곳에서 저녁을 먹고 다른 일정이 있어서 택시를 탔다. 난 그 지역을 전혀 몰랐는데 간호사 선생님은 택시기사가 가까운 거리를 엄청 돌아간다고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우리는 화를 내는 간호사 때문에 목적지 못 가서 택시에서 내렸다. 그런데 아뿔싸 3초도 안되어서 간호사 선생님이 새로 산지 3일도 안된 핸드폰을 놓고 내렸다. 소주 한잔의 기운도 있었던 것 같다. 택시를 목 놓아 부르면서 바로 전화를 해봤건만 핸드폰은 꺼져 있었다. 소주의 또 다른 기운 때문인지 원장님과 간호사는 칠칠 맞다는 이유로 2차전이 벌어졌다. 카드 결재한 승차 내역이 있으면 택시를 알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 만을 가진 채 두사람의 싸움으로 결국 각자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난 그 강북에서 그냥 집으로 가도 되지만 굳이 왜 그랬는지 다시 강남을 갔고, 돌아 돌아서 마지막엔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서 집으로 가는 택시를 타게 되었다. 평일 저녁이라 수많은 빈 택시들이 수도없이 지나갔고 핸드폰 분실사고후 3시간이 지난 시점 이였다. 수많은 불빛이 찰랑거리는 압구정 거리에서 손을 번쩍 들었더니 2대의 택시가 나란히 내 앞에 섰다. 그런데 보통 같으면 앞 택시를 타는게 순서 이건만 난 굳이 뛰어가서 뒤쪽 택시를 탔다.
순간 나는 싸한 정말 묘한 기운을 느꼈다. 나는 뒤자석에 앉았기 때문에 잃어버린 핸드폰 택시의 기사를 볼 수 없었음에도 나의 강한 기운은 그 범인기사란 확신이 들었다. 간호사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앞 자석 운전대 옆 공간에서 무음 처리된 핸드폰에 내이름 앞머리 글이 반복적으로 뜨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반가움과 함께 놀라움으로 심장이 바깥에서 뛰는 것 같았다.
난 기사에게 3시간전 핸드폰 잃어버린 사람의 친구라고 핸드폰을 돌려 달라고 말했다. 그 순간 운전하던 기사는 얼굴을 180도 돌려 턱을 쩍 벌려 떨어뜨렸다. 만화에 나오는 표정이다. 그 때의 표정은 아직도 생각 날 정도로 재밌었다.
그때부터 기사는 경찰서에 돌려주려 한다고 말까지 더듬으셨다. 우리집까지 올라가긴 나도 무서워서 동네 큰 사거리에 차를 세웠고 핸드폰을 되돌려 받았다. 기사는 그 순간에 보상금을 요구했다. 번뜩거리는 내 머리속에서 장난끼가 발동했다. " 제가 사람으로 보이세요?" 택시 문을 꽝 닫고 도망 갔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서울 시내가 좁은 곳도 아니고 핸드폰을 잃어버린 곳에서 시간적으로 지리적으로 많이 멀어져 있었건만 내가 생각해도 소름 돋을 사건 이였다. 간호사 선생님은 핸드폰을 찿아서 너무나 좋아했고, 그 후로 내 사건은 어디가도 귀신 같은 사건으로 지인들 사이에 널리널리 퍼져가기 시작했다.
지금은 복권 숫자 6개가 너무 궁굼하다 일등이면 좋겠다. 부자는 아니라도 경제적 독립이 되는 큰 사건을 꿈꾸어 본다.배트맨의 가장 큰 초능력은 부자라고 했다. 부자는 아니 여도 소박한 독립을 꿈꾸어 본다.
비내리는 오늘 소박하게 2장의 복권을 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