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변변찮은 '나'라도
이 브런치 앱에는 통계 기능이 있다.
꽤 자세해서 하루하루 몇 명이 왔는지 뿐만이 아니라 어떠한 게시글을 제일 많이 읽었고, 어떠한 방식으로 글을 접했는지도 알려준다.
요 며칠 동안의 그 통계를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소소한 숫자라지만 내 글에서 1위를 하고 있는 글의 제목이 '이런 날은 내가 싫다'였기 때문이다.
한 글을 보려고 선택을 하려면 제목을 보고 마음이 동해야한다.
그리고 그 마음이 동하기 위해서는 호기심기나 유머 보다도 공감이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어디에선가 누군가도 나와 마찬가지로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구나.
나처럼 외로운 하루를 보냈구나.
그래서
제일 최근에 쓴 글도 아닌데 제일 인기가 많은 글을 보고 슬펐다.
명절인데.
다들 행복해야 하는 날인데.
이런 날 마저, 아니, 어쩌면 이런 날이라 더욱
외롭고 자기 자신이 싫어지는 상황이란 것이.
사실, 잘 모르겠다.
정말 슬픈가?
동기가 어떠하던 간에 나는 글을 쓰고 있고,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누군가 내 글을 봐주길 원한다는 것이다.
공유와 공감을 목적으로 한다지만 사실 어떻게 보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일방적인 폭로.
아무도 나를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기에
(어쩌면 나 자신 조차도)
나는 글을 썼고, 글을 쓰는 가장 큰 목적은 자기 위로이다.
그렇기에 글을 읽는 사람들의 반응도 물론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 일방적인 공개 일기장을 쓰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일상으로 가득한.
내 생각을 정리하고 아무 것도 없은 상황을 뭐라도 있는 상황으로 변질하여 위안으로 삼기 위해서.
그래서 더욱 놀랍다.
그 작은 변명 같은 위안을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나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만 적어도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어떨 때는 부담스럽지만 어떨 때는 생각보다 큰 힘을 주고, 갓 만들어진 솜사탕처럼 몽글하게 부풀어 오른 감정이 느껴진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또다시 충동적으로 글을 쓴다.
우울해 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말이 거창해 보기이고 하고, 이 한 마디에 글을 읽는 분들의 모든 피로와 고민이 사라질 거란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지는 시기에는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의 위로가 더 마음을 헤집어 놓은 것을 알고 있다.
나의 열등감 때문에, 그 사람의 잘남 때문에, 다른 이들의 시선 때문에.
그럴 땐 오히려 나와 같이 면식이 없고 불특정한 사람의 말 한마디가 더 가볍기에 더욱 가슴으로 스며들 수 있지 않나 싶다.
사람이 늘 행복할 수 만은 없다.
반대로 늘 불행할 수 만도 없다.
사실 행복과 불행은 동시에 오는 것 같다.
행복할 때는 이 행복이 언젠가 끝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또한 불행하고,
불행할 때는 행복이 언제 올 것 인가에 대한 고민에 걱정되는 한편 희망이 생긴다.
즉, 행복할 때도 불행이 있지만 불행하다 느끼는 순간에도 작은 행복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짜 죽을 것 같이 힘들어도 좀만 지나면 진짜 죽을 것 같지는 않다는 것.
평생 괴로울 수는 있지만 항상 같은 크기로 아프지는 않는 다는 것.
점점 그 아픔은 줄어든 다는 것.
그런 생각으롤 하루하루를 나고 있다.
불행 중 행복을 찾아보고,
더 나을 미래를 상상하며.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보다 행복하고 보다 희망찬 하루를 보내셨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