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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오투오 Feb 28. 2016

벌써 삼월

벌써 삼월이 코앞이다.


2016년의 6분의 1이 지나간 거다.


지난 12월부터 현재까지 나의 행동에 대해 돌이켜보면 내가 얼마나 나약한 인간이지 새삼  깨닫게 된다.


예전에 한참 유행했던 뇌 속 생각 그림을 떠올렸을 때, 내 뇌를 차지하고 있는 건 90프로가 본능 같다.


늘 이성적인 상태를 갈망하고 꿈 꾸지만 실상은 늘 바로 앞의 안락을 위해 미래의 장기적인 계획을 미루게 된다.


그러면서 마음이라도 편하면 몰라.


늘 죄책감에 떨고, 늘 열등감을 느끼면서도 그다지 발전이 없다.


이번에는 변해야지. 올 해에는 이걸 꼭 해야지.


마음을 굳혔다 생각하기도 몇 십번


하지만 실제로 만족할 만한 하루를 보낸 건 손에 꼽을 정도다.  


사람이란게 워낙 이렇게 유혹에 약한 건가 싶으면서도 그 유혹을 이겨내고 참고 당장의 쾌락을 멀리하는 사람들을 볼 때 불안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커지는 불안감에 대한 자기 방어로 자기 합리화 시스템을 가동한다.


'사람마다 다른거야'

'나도 노력을 안 한건 아니잖아'

'모두가 다 저 사람처럼 열심히 하면 저 사람이 성공했겠어? 나 같은 애가 있으니깐 저 사람도 있는 거야.'


상황을 피하고, 스스로의 귀를 막고 듣기 좋은 말로만 치장된 솜뭉텅이로 쿠션을 만들어 그 안으로 얼굴을 돌렸다.


살면서 도피라는 것도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


어찌할 도리가 없는 상황이나 스스로의 힘으로 도저히 해결이 되지 않을 때, 도피라는 것도 없으면 사람은 결국 망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습관적인 도피는 결국 문제와 나 자신을 똑바로 직시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결국에는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다.


이런 식의 말을 싫어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실"이긴 하다.


문제를 해결하고 말고가 꼭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디까지나 결국 나에게 중요한건 "내" 문제이기 때문이다.


철옹 같던 부모님의 성에 언제까지 몸을 맡길 수는 없다.


숨 돌릴 틈을 같은 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트랙을 포기해서는 이룰 수 있는 것이 없다.


이번 3월부터, 아니 당장 내일부터.


새벽 다섯시까지 자지도 않고 스스로에 대한 회의와 죄책감으로 젖어 한 자 한 자 쓰기보다는


생산적인 일과 지금이 지나면 결국 후회하게 될 일들을 최소화 하는 삶을 살겠다.


나라는 인간이 하루 아침에 바뀔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중요한 걸 아는 사람이 되겠다.


당장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겠다.


만물의 새싹이 돋아나는 봄.

그 봄의 첫 달인 3월을 맞이하여.


나도 새로운 꽃을 피울 봉오리를 준비하겠다.


할 수 있어.

새싹 키우는게 뭐 어려운가!

물 좀 주고, 썩지 않게 관리하고, 햇빛 쐬어주면 되지.


인생도 딱 이만큼만 단순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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