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이곳에 들러서 내 생각을 글로 쓰는 것이 당연했었는데, 이처럼 낯설어지다니 일상의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 시간의 깊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글을 쓰지 않는 시간에 금세 익숙해졌다. 퇴근 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는 곧 나태가 되었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시간적 자유로움은 너무 즐거웠다.
회사에서 활자를 눈이 빠질 정도로 보고 쓰고 하니 잠시 나를 위한 휴식 시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사실 이직 후 좀처럼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찾아온 혼란. 음... 글을 쓰고 싶어서 찾은 일이 내 글쓰기를 멈추게 만들다니. 생각이 너무 많은 게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그냥! 일단 하면 됐을 텐데.
그러다 문득 다시 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다시 쓰고 싶어지기 시작했다. 충분히 놀았기에? 문득 나와 마주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기에? 그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어쨌든 나는 다시 내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다.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내 고양이 힝구는 2살이 되어 청년기가 되었고, 나는 부모님의 건강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그분들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 그리고 소중한 것들의 무게를 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단단해져야 한다. 그러려면 다시 나와 마주해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다시 내 글쓰기를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