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나를 돌아보는 글쓰기' 함께 하실 분을 찾습니다!
1년 전 하고 싶은 일을 직접 실현해보는 시간을 꿈만 꾸던 시절, 리추얼 모임에서 하빈이 공유해준 최진석 교수님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갭이어를 갖겠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최근 일하는 나에 대한 글쓰기를 더 열심히 하고 싶고 연대의 힘을 더해보고 싶다는 조그만 바람이 꿈틀거리고 있었는데, 도전해 볼까 하는 마음을 품게 한 몇 가지 사건들이 있었다. 그리고 약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최진석 교수님의 돈키호테에 대한 해석은 나의 용기에 불을 지펴주었다.
밑미라이프 3개월 차에 든 고민은 바로 개인의 시간! 공간을 오픈하고 운영 프로세스를 세팅하는 일을 하다 보니 물리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일하는 나에 대한 기록은 자꾸 후순위로 밀리고 있었다. 구독자 100명의 브런치 작가 주제에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스스로도 우습지만 글을 써야 한다는 부채감을 가지고 보내는 주말이 반복되다 보니 조금씩 스트레스가 되어 가고 있었다. 지금의 생각이나 감정이 휘발될까 봐 불안해하며 그때그때 남기기는 했으나 조각난 채로 쌓여가고 있는 일기장이나 메모장을 보면 한숨이 나왔다.
주말 아침이면 그동안의 밑미라이프에 대해 써보겠다고 다짐하며 컴퓨터 앞에 앉지만 글을 쓰기 위해 일을 떠올리면 자동 반사적으로 해야 할 많은 일들이 떠오르고 글쓰기 대신 또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어느 순간 이러다 지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예 글쓰기를 내려놓게 되었다.
그렇게 글쓰기에 대한 의무감을 덮어둔 채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밑미홈에 누군가를 초대해서 함께 식사하고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아무런 인과관계없이 문득 들었고, 지인들 중 초대받으면 좋아할 것 같은 사람들을 떠올려 보게 되었다.
인연 하나.
올해 초 나의 갭이어 글을 보고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신 분이 있었는데, 너무나 신기하게도 밑미홈 오픈하우스 때 오셔서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더랬다. 회사가 근처라 같이 점심식사를 한번 하자고 했던 기억이 떠올라 위로하는 부엌에서의 점심을 함께했다.
왜 나의 글에 공감했는지 자연스레 이해될 정도로 비슷한 상황과 생각의 흐름을 경험하고 있어 음식을 앞에 두고 한참을 이야기를 나눴다. 글쓰기의 부채감까지 대화는 흘러갔고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매주 목요일마다 글쓰기를 같이 해보자는 것. 6개월 동안 매주 글쓰기를 해본 터라 지금 상황에 너무나도 불가능할 것을 잘 알기에 평소라면 거절했을 테지만 '일에 대한 글쓰기'라서 확 끌렸다!
그렇게 몇 달여 만에 글 하나가 브런치에 올라갈 수 있었다.
인연 둘.
글쓰기를 좋아하고 도전에 대한 용기를 함께 키워가는 소중한 인연이 빠질 수 없었다. 금요일 저녁 느지막이 만나 대화를 나누다 깨달았는데 그날은 서로가 처음 알게 된 시간으로부터 딱 1년 정도가 흐른 뒤였다.
함께 글을 나누고 도전을 응원하는 사이 셋 모두는 각자가 마음속에 품었던 직장으로 이직을 한 번씩 하게 되었고, 또 그중 한 명은 자발적 백수로 본인의 브랜드를 탄탄하게 잡아가고 있었다.
겉으로는 다 본인의 선택으로 원하는 일을 잘해나가고 있는 듯했지만 마음 깊숙이는 나름의 고민과 고충이 있었다. 내가 점점 없어지는 느낌, 나 여기서 잘할 수 있을까, 이 회사 괜찮을까, 내가 간절히 바라던 회사에 왔는데 벌써 이런 생각을?!
심심한 옥상에서의 시원한 밤바람이 늦은 밤 칼바람이 될 때까지 대화는 이어졌는데, 그들과 회사와 일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복잡한 머리가 정리되었고 혼자 고민할 때 답을 찾기 어려웠던 문제에 대해 느낌표를 찾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인지하지 못한 나를 재발견하기도 하고...
수다를 좋아하지도 즐기지도 않지만 '아! 이래서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들의 대화가 필요하구나'를 오래간만에 느꼈다.
최근 좀처럼 사람을 만나지 않았는데 신기하게도 내가 약속을 잡아 만난 사람들을 보니 글쓰기로 엮인 이 세 명이었다. 어쩌면 이런 시간이 나에게 필요했다는 것을 내가 직감적으로 느낀 걸까? 너무나 나에게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리추얼 메이커인 정혜윤님의 <독립은 여행>으로 밑미홈에서의 첫 북토크를 준비하게 되었고, 북토크의 카피를 고민하다가 급한 마음에 <퇴사는 여행>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키워드와 감정변화
첫인상
'그래 이런 책일 줄 알았어'
여행에 대한 끌림이 본능적으로 약한 나에게는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성수동, 연남동 놀러 다니듯 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이 친구가 참 대단하고 부러웠다.
퇴사의 사유를 사유하다
'엇! 이 사람도 퇴사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있었구나, 의외네'
마음의 가드가 스르륵 풀리기 시작한다.
일=놀이=삶
나의 관심을 끌게 하기 충분한 단어, 주변에서 마음에 드는 색의 펜을 찾고 자세를 점점 고쳐 앉게 된다.
나를 키운 부끄러움과 절실함
'잘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던 시간이 결국 이 사람을 만든 거구나. 일찍부터 이런 태도로 계속 스스로 성장해 올 수 있었구나'
작년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면서 카피라이팅에 대한 한계를 발견하고 열심히 책을 찾아 읽었던 나이기에 공감이 되고 무척이나 감정이입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나는 내 한계를 혹시 극복하지 못한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건 앞으로도 더 고민해 보아야 할 포인트
융님의 용기와 도전이 마음속에 훅훅 꽂힌다. 밑줄 쫙쫙! 귀퉁이가 잔뜩 접혀 들어갔다.
두려움을 마주하다
하고 싶은 일은 그냥 하고, 모험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스스로의 뒤편에 부정적인 생각으로 무장한 두려움이 항상 자리하고 있었다는 말에서 이상한 용기 같은 게 생겼다. 어쩌면 그 두려움이 많은 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나를 알아가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이제야 알게 된 걸 이 친구는 빨리 깨달았네…
책을 후루룩 다 읽은 주말, 밑줄을 모아 다시 읽어보니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었다.
내가 원하는 것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알아차리기, 결국 나와 친해지는 시간을 통해 나를 알아가면서 단단하게 내 중심을 잡아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였구나.
SNS도 팔로우하고 있겠다 뉴스레터도 구독 중이겠다 리추얼도 한번 함께 해봤겠다~ 융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나에게 그는 ‘부족한 것 없이 자라 자유분방하게 하고 싶은 것들 다 해보며 사는 나와는 좀 다른 어떤 부류의 사람’이라는 잘못된 선입견이 있었다는 것도 발견했다.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니 만나는 환경과 사람들을 쭉쭉 다 빨아들이고, 또 치열하게 살아가니 그렇게 성숙할 수 있었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글 시작에서 최진석 교수님의 인터뷰 기사로 나의 도전이 시작될 수 있었다고 언급했는데, 알고 보니 그 기사는 함께 일하는 은지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인생은 저지르는 것이다’라는 좌우명을 품고 사는 그녀!
이번 주 회의 중에 우연히 은지에게 책에 대한 최진석 교수님만의 해석이 인상적이라며 <책 읽고 건너가기>라는 영상 콘텐츠를 추천받게 되었다. 너무나 흥미롭게 읽었던 <라이팅 클럽>에서도 돈키호테가 자주 등장했었는데 이 책에서 돈키호테의 의미가 물음표로 남았었던 나는 첫 영상으로 돈키호테 편을 선택했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에서도 언급했듯 남들이 정해놓은 해답을 따라서 사는 인생이 아닌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내 방식대로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그분의 목소리로 다시 접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미쳤다고 표현하는 돈키호테야말로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그를 위해 충실하게 산 사람이다. 그가 미쳤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고 남들이 정한 틀에 자신을 욱여넣고 사는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해석이 충격적이었다.
미천한 글로 옮기기엔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이 콘텐츠를 꼭 직접 보기를 추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r-1fG5-UAQI
어려서부터 책을 멀리하는 아이였고, 글쓰기를 혐오해서 대학 때도 논술형 답안 쓰는 과목들을 열심히 피해 다니던 나였지만, 최근 1년간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를 발견하는데 큰 도움을 얻었다. 태어나서부터 살던 오래된 집을 깔끔하게 비워내고 정리한 듯 머릿속이 가벼워져 좀 더 내가 명쾌해졌달까
최근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글을 못썼었는데, 완벽한 하나의 글로 완성을 못하더라도 천천히 나의 속도로 꾸준히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글로 휘발되지 않도록 내 생각을 모아 두고 나와 비슷한 취향과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나누면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의견을 들어보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6월을 관통하는 '글쓰기와 나눔'에 대해 함께 일하는 동료 제이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가 던진 말이 있었다.
“주변에 일이나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꽤 있는 거 같은데 모임을 한번 주최해보면 어때요?”
듣자마자 '에이~내가?' 하는 생각과 함께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글쓰기 모임을 함께 진행해볼까? 일하는 자아를 돌아보는 글쓰기로 주제를 좁혀볼까? 글쓰기는 허들이 높으니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비슷한 생각을 나누는 모임을 해볼까? 에이~ 관심 있는 사람이 한두 명이나 있을까?
평소라면 이렇게 끝났을 테지만 융님의 책에서 제대로 용기를 충전받았고 최진석 교수님은 불을 지폈다.
그래서 결국 이 글의 결론은,,
일하는 나를 돌아보는 글쓰기 모임을 오픈해 보려고 합니다.
글쓰기 모임은 우선 4주 동안 아래와 같이 진행해볼 예정입니다.
1. 일주일에 한 번씩 각자 일하는 나를 돌아보는 글을 씁니다.
글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어요~ 일주일간 혹은 최근 일하며 했던 생각이나 감정을 적어보는 겁니다. 이번주에 했던 일, 그 일을 하며 좋았던 점/싫었던 점/아쉬웠던 점/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점,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 등등
여유가 된다면 하나의 글로 시작과 끝을 내어보면 좋구요!
2. 4주가 끝나면 만나서 각자의 일하는 나에 대한 기록을 나눕니다.
우선 오프라인에서의 모임을 계획 중이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온라인으로 만나도 됩니다.
함께 할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에게 용기를 주는 분들이 하는 이야기처럼 내 마음이 콩닥거리는 일을 찾았고 인생은 저지르는 자의 것이니 나도 또 한 번 저질러 보기로!
일하는 자아가 중요한 사람들 함께 글쓰기 안 해보실래요?
관심있는 분은 작가에게 제안하기 통해 메일주세요! 간략한 본인소개와 글쓰기를 하고 싶은 이유도 함께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