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들리는 노래'
기억은 역사 속에 불멸한다.
바람이 들려온다.
광기의 발길이 요동친다.
불의의 장대가 휘저어댄다.
탐욕의 총부리가 심장을 겨눈다.
욕망이 쏘아 올린 총탄의 파편들이
머리 위로 쏟아진다.
갈기갈기 찢겨진 정의여,
뿔뿔이 흩어진 신념이여
너덜너덜 헤쳐진 소망이여
사람은 간데없고
이글거리는 가마솥에
시뻘건 욕망들이 끓고 있다.
인간은 간 곳 없고
검붉게 물든 절규와
시퍼렇게 번진 오열이 춤을 춘다.
사람은 간 곳 없고
광란의 흔적만이
바람에 휘날린다.
바람이 구슬피 펄럭인다
애달픈 오열이 숨죽이고 있다.
피비린 하늘이 통곡을 쏟아내는구나
태양이여,
찬란한 빛을 뿌려다오.
바다여,
너의 포효를 멈추지 말아 다오.
찢겨진 심장에서
5월의 곡성이 들려온다.
물기 메마른 제단에서
못다 핀 향내가 퍼져 나온다.
촛불은 어둠으로 사라졌지만
그 빛줄기는 인간의 대지에
불멸로 탄생한다.
자유와 희망과 정의는
인간의 생명을 먹고 마신다.
남은 자들에게 남겨진 축배는
그들의 것이다.
오늘도 불타는 영혼들이
바람 속에서 숨 쉬고 있다.
5월의 바람은 생명을 일깨우고
생명은 바람으로 채워진다.
(* 5월에 뿌려진 무명의 용사들에게 바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