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사멸이여'

대지를 떠난 이들에게

by Seraphim






무뎌진 감성을 적셔본다.

딱딱한 심장을 찔러본다.


방전된 생기를 지펴본다.

느려진 걸음을 재촉한다.


무심히 스쳐가는

새들의 속삭임을 들었는가


커져버린 눈동자에 찍히지 않는

작고 가녀린 들꽃 송이를 보았는가


거칠고 요란한 발걸음들아,

어디로 가고 있는가


현란하고 시끌시끌한 소리들아,

무엇을 읊어대는가


삶의 비명이

인간의 대지에서 울부짖고 있다.


사멸의 비탄이 온 땅을 적시지만

그 비극은 오늘도 끝나지 않았다.


사라진 자들은 대지에 스며들고

남은 자들은 그 대지를 또 마신다.






(* 우리 모두에게

평화롭고 안전한

그날이 오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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