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일의 운명'

된장국 너 그 맛!

by Seraphim


서촌에서


너와 내가

하나가 되는


우린 서로 다른

한 운명


너와 내가

풀어지고 헤쳐져야


하나 되어 찰진 맛 나는

새로운 운명


너와 내가 부서지고 으깨져

오도독 끓어 넘치는 뚝배기에


둘이 뒤섞여 새 세상이

하나로 탄생되는


슬프고 경이로운 운명

그 모진 탄생


푸른 잎이 고동 빛 찰기 속에

고요히 잠겨간다.


긴 치맛자락 나풀나풀

꿈틀거리며 잠잠해진다.


나긋나긋 연잎 퍼지듯

살포시 물속에 녹아든다.


배추도 아니고

된장도 아닌


묵직한 뚝배기에서 하나 돼버린

넌 배추 된장국


파란 잎이 네 몸속에서

더 진한 푸른 몸짓으로 녹아들고


보드랍게 그녀와 한상 차린

넌 시금치 된장국


새 운명의 탄생,

옛맛 새 맛 고이고이 간직한


너는 불멸의 향수

너는 살아있는 추억의 단지


꼬릿꼬릿한 내음이

꼬깃꼬깃 접힌 마음을 펼쳐낸다.


흐물흐물 잎사귀들이

나락을 펼치며


마른 입안에 녹아들고

넌 삶의 기운을 깨운다.


너 그대로 나와

하나 되어 내 꿈을 가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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