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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phim Feb 19. 2022

'긴 여정 짧은 여행'(9)

비엔나를 탐미하다.


프랑스 리옹을 출발해서 스위스 루체른, 오스트리아 잘츠감머굿, 잘츠부르크, 할슈타트를 거쳐 체코의 체스키크롬로프, 프라하를 돌아보고 폴란드 크라쿠프를 여행한 뒤, 다시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향했다. 돌아오는 여정이 남쪽 아래로 오게 되어 다음 목적지인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가기 전에 비엔나에 들렀다.


슈테판 성당
슈테판 성당 앞 상가거리


비엔나는 건물도 거리도 사람들도 화려했고 깔끔했다. 특히 프랑스 사람들의 차림새와 다르게 화사한 스타일들이 거리의 윈도우 디스플레이처럼 고급스럽거나 눈에 확연히 띄었다. 프랑스인들의 대체로 튀지 않게 수수한 모습과 확실히 비교되었다.




눈은 잠시 즐거웠다. 그새 리옹의 빈티지하고 소박한 모습에 익숙해진 걸까, 예전 왔을 때는 무척 멋있게 보여 시선을 사로잡던 그 화려함이 이제 낯설게 느껴진다.


비엔나 시청

시내 멋있는 건물들도 목 젖혀가며 구경하고 뮤지엄도 들르고 남편이 편애하는 비엔나를 꽉 채워서 돌아다녔다.


어둠이 내리자 시청사가 조명으로 치장하고 조용히 나타났다. 사람들이 차츰 모여들고 있었다.


청사 앞에는 큰 광장이 있었고 옆으로 공원도 연결되어 있었다. 광장 한편에 푸드마켓들이 모여 있었고, 마켓 따라 사람들도 이리저리 다니며 구경하고 있었다.


다양한 나라들의 음식들이 저마다 향기와 모양으로 입맛을 유혹하는 대로 우리도 여기저기 구경하며 즐거움에 맘껏 취했다.



눈에 보이는 대로 한 열 가지쯤 먹어보고 싶었지만 남편과 간신히 식욕을 달래며 중국 요리 두 개, 인도요리 두 개와 음료, 맥주로 정리하고 저녁식사를 맛있게 했다. 


광장 앞도 옆의 공원에도 넓은 공간에 야외 좌석이 많이 마련되어 있어 돌아다니며 구경했는데, 인파가 많아서인지 좌석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더위를 식히느라 비엔나 사람들이 다 나왔나 보다.



 

청사 앞 대형 화면에서는 팝 음악 공연이 상영되었고 멜로디에 흥얼거리며 지구 곳곳에서 온 여행자들과 비엔나 사람들이 함께 흥겹게 어울렸다.


더운 여름밤이 시원했다. 여름날 밤의 낭만은 역시 광장에 있었다. 야외 테이블에 차려진 맛있는 먹거리와 시원한 생맥주는 필수, 거기에 팝 음악은 선물, 사람들은 서로서로 살짝살짝 구경도 하,


광장에서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 다양하고 맛있는 요리 냄새, 그 정겨운 수선스러움은 작은 축제였다. 사람 살아가는 일이 오늘처럼 늘 평화롭고 웃음 가득하고 먹거리 풍족한 즐겁고 소박한 축제이면 좋겠다.



* 사진 모두, 비엔나, 오스트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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