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능력은 인격의 척도다. 공감은 실제적으로는 사랑의 행위다. 공감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애정의 다른 이름이다.
그래서 공감은 그 진정성에 의해서 그 사람의 애정이 진심인지 위선인지 판별할 수 있다.
누군가 당신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해준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 느낌이 우정이든, 친밀함이든, 사회적 관심이든, 인류애적 연민이든, 그는 그녀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마음으로 누군가에게 애정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며,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이며, 이 능력이 바탕이 되어 공감의 행위나 표현이 가능한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그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인간적 품격을 잘 갖고 있는 것이다.
나르시시즘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에게서 결여된 것이 공감력인데, 이들은자기 중심성으로 자신의 삶을 생각하고 운용하기 때문에,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이 전혀 보이지도 않으며 이해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나르시시적 성향이 강한 이들 중 최강인유아독존형은 대부분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상황이거나 상대방을 위로해야 할 상황에서도, 오히려 더 냉담하게 행동하거나 심지어 질투심을 보이기도 한다. 상대방은 그 상황이 감당하기 어려워 토로함에도 공감을 할 줄 몰라 오히려 더 부담을 가중시키기면서 관계를 악화시키는 참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부모의 병적인 관심이나 애정을 집중적으로 받았거나 독점했던 장녀, 장남, 외동, 막내들이 두드러지게 갖고 있지만, 부모의 성숙한 가치관과균형 잡힌양육 태도에 의해서, 또는 불균형한 환경에서도 자신의 극기의 노력으로 훌륭한 인품을 형성하는 이들도 물론 많이 있다.
유아독존형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다 보니, 관계 속에서나 타인들에 대한 성찰을 통해서,보통의 사람들이 평생 끊임없이 얻을 수 있는 삶의 귀중한 지혜와 슬기로움과 인격적 성숙함을, 이들은 익힐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인생 최대의 비극이다.
참된 교사, 반면교사부터 일생 동안 인간은지속적으로 다양한 주체적, 종속적, 주관적, 객관적 경험과 사건으로부터 현명함에 접근해갈 수 있는 많은 기회들과 만남들을 접하지만, 이 모든 순간이 유아독존형 사람들에게는 다 무용지물이다.
이들의 최대 피해자는 당연히 가장 가까운 관계인(person)인데, 상호 이끌림의 원리 상, 결단성과 책임감 강해 보이는 유아독존형의 카리스마적 성향은, 유아의 독존적 형상을 받아 줄 수 있는 다소 감성적이고 타인 배려가 익숙한 비교적 너그러운 성향의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 상대방들은 감정적 폭력을 쉽게 당하게 된다.
유아독존형의 나르시시스트들은 자신들의 기대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자주분노하는데, 상대방을 탓할 뿐자신은 절대로 돌아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세상에서 자신들이 가장 완벽한 존재인데, 상대방이나 타인이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래서 상대방에게 그 타인에게 비난의 화살을 아무 죄책감이나 반성적 연민 없이 쏟아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폭력성은 파시스트들이나나치스트들의전체주의적이며 독재적인 폭력성과 그양상이 유사하다. 가정을 폭력으로 물들여 가족 구성원들의 안정적인 실존을 파괴하거나,세상을 혼돈과 광기의 무대로 전락시키거나,인류에게 큰 폐악을 끼친 역사의 참혹한 만행 뒤면엔, 결핍이든 과잉이든제대로 돌봄을 받지못해, 비뚤어지고 병들어 괴물이 되어버린 자아들이숨어있다.
물질적 부유함이 강력한 주도권을 갖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격체의안전하고 건강한 성장과 정신적 성숙이 함께 구현될 수 있는 길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물질의 풍요에 가려서, 주객이 전도되어서, 도외시되고 있는 가난한 우리 정신의 보살핌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학교에서의 인성교육과 가정에서의 조화로운 인격 형성이 상호 협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건강한 사회적시스템이마련되고,균형적인 사회적 인식이 성장하길 바래본다. 그때가 되면 지금과 같은 사회의 많은 정신적 심리적 윤리적문제들도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