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환 작가님과 함께하는 특별한 여행
지난달 고명환 작가님과 함께 하는 독서파티열차 여행에 다녀왔어요.
유튜브를 통해 특별한 여행을 기획하신다고 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함께 하고 싶어 예매를 했습니다. 가을과 만나는 독서라니, 생각만으로도 짜릿했어요.
당일 아침 작가님의 책을 챙기며 혼자인 듯 함께인 듯 묘한 기분에 휩싸여 콧노래가 절로 나오더군요. 혼자여도 책과 함께라 좋고 단체여도 책을 읽으며 혼자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 흥분됐어요.
열차에 타기 위해 서있는 동안 한눈에 책을 읽는 분들을 알아볼 수 있었어요. 모두 노란 책을 품에 안고 있었거든요. 고명환 작가님의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가져야 할 부에 대하여』책은 우리가 독서로 만난 사이라는 약속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분들이 많지 않은 요즘, 책을 읽으며 기차를 타는 경험은 독서가라는 이유만으로 친밀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모두 조용히 기차에 탑승했고 자리에 앉아 작가님의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어요. 보지는 못했지만 기차 전체가 책을 읽고 있는 광경은 상상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이었습니다.
유튜브 스태프 분들의 작은 인터뷰도 이어졌습니다. 분위기는 들떴고 자연스럽게 옆에 앉은 분 들하고 인사도 나누었습니다. 책이라는 주제로 만났기에 어색함은 금세 사라졌어요. 서로 책을 읽은 경험과 작은 팁을 공유하며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춘천까지 가는 동안 책을 읽었습니다.
작가님의 책은 읽을 때마다 좋습니다.
실천보다 시작하기가 어려운 일들을 작가님은 계속해보라고 재촉하십니다. 깊이 생각하지 말고 일단 출발해 보면 하면서 알아가게 되고 방향을 수정하게 되니 결심하지 말고 시작하라고요.
창가에서 비춰오는 가을 햇살에 설레는 마음도 살짝 늘어지며 눈이 감길 즈음 춘천에 도착했습니다.
춘천역에 도착하자 고명환 작가님을 볼 수 있었어요. 노란 깃발을 흔들며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셨고 독서로 모인 많은 분들을 보고 서로 깜짝 놀랐답니다.
220여 분이 작가님을 따라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사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다른 분들보다 돌아오는 기차 시간을 앞당겨 예매를 했기에 저는 마음이 조금 조급했어요. 그래도 시간상 점심시간이 겹쳐 인근 닭갈비 집으로 갔어요.
작가님조차 이렇게 많은 분들이 신청해서 함께 하게 될 줄 몰랐다고 당황하셨어요. 하지만 독서로 뭉친 저희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고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다가 저희와 눈을 마주치면 저희는 웃으며 고명환 작가님과 책을 읽으러 왔다고 말씀드렸어요. 모두 어린아이들처럼 들떴고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간 듯 즐거워했어요.
작가님의 센스덕에 잘 차려진 춘천 닭갈비가 이미 조리되어 있었고 저도 함께 이동한 분들과 자리에 앉아 맛있는 점심을 먹었어요.
기차에서부터의 인연은 점심식사로 이어졌고 서로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소중한 인연에 번호도 교환하고 단톡방도 만들었네요^^
작가님의 강연을 듣고 싶었는데 이동하며 시간을 지체해서 저는 먼저 헤어져야 했어요. 앞장서서 진두지휘 하시는 작가님께 인사를 드리니 저처럼 먼저 가시는 분들이 계시다며 선물을 나누어주셨습니다.
일명 고명환의 독서클럽 애칭인 '고독이' 키링을 주셔서 너무 기뻤어요. 고독이 배지만 있고 키링은 없어서 꼭 갖고 싶던 아이템이었거든요. '춘천'이라고 쓰인 고독이 키링은 춘천독서파티 열차를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해주는 소중한 선물이었습니다.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혼자가 아니라 몇몇 분들과 부지런히 춘천역으로 향했습니다. 함께 가시는 분들 중 나이 지긋한 여성 세 분이 계셨는데 알고 보니 친구사이 었어요. 어떤 여행보다 독서여행에 함께 참여하실 수 있는 그분들을 보며 멋지게 나이 들어간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소녀로 돌아간 듯 깔깔거리며 웃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분들을 보면서 저도 저렇게 좋은 친구들과 평생 책과 함께 하며 우아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함께 식사를 했던 분들이 작가님의 강연 현장 사진을 보내주셨어요.
쌀쌀한 날씨에도 모두 집중하며 귀 기울이는 모습에서 현장의 열기가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그날 놀랐던 점은 중장년층 남성분들이 많았고, 손을 꼭 잡은 노부부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또 친구와 대화하는 모습, 아이와 함께한 가족, 연인 커플까지.
책이 아니었다면 만나기 어려웠을 사람들.
그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준 건 바로 '책'이었습니다.
고명환 작가님은 그 책의 가치와 사명을 전해주셨고 덕분에 저는 '책이 만든 인연의 힘'을 다시 느낀 하루를 보냈습니다.
작가님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춘천독서파티열차 기획은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저뿐 아니라 다른 분들의 미소에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작가님을 쫓아만 갈 게 아니라 저도 저만의 기획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미쳤습니다.
이렇게 좋은 경험을 가족과도 함께 해보자. 책을 읽으며 기차여행을 하고 맛있는 식사를 하고 서로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며칠 전 가족들에게 제 계획을 이야기했어요. 아이는 책이라는 말에 갸우뚱거리며 애매한 웃음을 날렸지만 남편은 좋다고 흔쾌히 답을 합니다.
저와 가족에게도 특별한 여행을 계획할 수 있게 해 준 춘천독서파티 열차.
올 한 해, 그리고 내년도 책과 함께 하는 여정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