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2월 31일. 드디어 2025년의 마지막 날이다. 뭐든지 끝이 오면 결국엔 생각나는건 다 감사한 일 밖에 없는건 왜 일까? 하루하루 불안한 시간도, 자책하는 시간도 많았는데. 지금까지는 외부 상황에 감사한 일들을 많이 생각했는데 오늘은 스스로에게 고마운 점들을 한번 생각 해 볼까 한다. 생각해보니까 며칠 전에도 쓴거 같긴 한데. 모요. 나 궁디 팡팡 해줄꺼라고.
1. 해외에서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나야. 대견하다. 고마워.
내가 만약에 내 친구라고 하면 나를 엄청 칭찬해 줄 것이다. 너 지금 영어로 돈쓰고 영어로 돈벌고 영어쓰면서 살아가고 있잖아~ 그것만으로 엄청 대단한거야! 라고.
영어로 돈 쓰는 것도 쉽지 않은데 영어로 돈을 벌고 있다니? 외국인 동료와 농담을 주고 받다니? 게다가 그 돈으로 스스로를 부양하고 있다니?
일단 자취자체도 엄청난 고난과 고독의 콘텐츠인데.. 이걸 외국에서 해 내고 있다? 정말 자랑스러운 것이다..
이러면 또 한편으론 삼십대 중반에 그걸 해내는게 뭐가 대단하다고..? 그 나이에 엄마는 애 둘을 키웠어!! 라고 또 내 안의 다른 자아가 소리를 지르는데..
모르겠고 대략 이렇게 해 본적이 없는 내가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큰 점수를 주도록 하자.
해외살이가 정말 오랫동안 꿈이었다. 그걸 이뤄냈으니.. 나는 꿈도 이뤄낸 사람인거다.
2.공감성 수치 극복 중인 나야. 대단하다 고마워.
나는 티비에서 누군가 억지스러운 애교를 하거나 아니면 성대모사 하는 것을 잘 못보고 30초 정도 넘겨 버린다.
누군가 무언가를 못하는 것을 여러사람 앞에서 선보이는 것을 굉장히 민망하고 수치스럽다고 여긴다. 그 수치심이 나에게 까지 옮겨 붙는 기분인데, 그래서 그런지 무언가를 못하는 것을 내 보이는 것을 엄청 힘들어 한다.
글쓰는 사람이 되고 싶고 음악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하는 마음들이 있지만 결국엔 방구석 소설가 방구석 디제이밖에 될 수 없었는데 생각해보면 누구나 잘 못하는 시간이 있기 마련이고 잘 못하는게 왜? 음 볼사람만 봐라.
그리고 그런 시간이 있어야 무언가 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옛날이었으면 죽어도 글 업로드 안 하면서 50년동안 폐관 수련하다가 고수 절정에 오르면 그때서야 짠 하고 나타나고 싶었는데.. 그것도 그렇게 안되더라.
이렇게 못쓰는 글을 올리는게 너무 수치스럽고 내가 이정도 수준 밖에 안된다는게 너무 부끄러웠는데 올려야지 뭐가 진전이 되더라. 올리면서 지나가야 뭐가 늘더라.. 어차피 내 수준에선 100시간 고민한 글과 1시간 고민한 글이 그렇게 수준차이가 있지도 않지만 대신에 내가 올린게 100개가 쌓이면 그만큼 쌓인게 많아져서 훨씬 뿌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이런 글도 읽어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하고 올리는 나도 너무 고맙다. 용기내줘서.
세상에 더 많이 소리치고 싶어.. 내 생각을. 자의식 과잉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보고 내가 위로를 받은것처럼 세상에 한명이라도 내 글을 읽고 아 세상에 나만 이런게 아니구나 라고 느끼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너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3.그냥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나. 고마워!
최근에 무슨 AI가 세상을 지배하고 어쩌구 자본주의가 무너지고 어쩌고 그런 류의 영상이나 그런거 워낙 관심 있어서 많이 계속 보고 있긴 한데 솔직히 그래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는 솔직히 그 전이나 후나 크게 다르지가 않는 것 같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 계속 하고.. 적당히 어쨋든 저런게 온다고 해서 지금 당장 하는일 중단하고 막 살 수도 없고.. 하니까 적당히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것.
적당히 열심히 살고 적당히 즐기고 적당히 미래를 준비할 것. 내가 그냥 하나에 몰빵이 안되는 사람이다.
그냥 나는 다 조금씩 하면서 조금씩 기어가야.. 그냥 정상을 올라가면서 한번 나무도 안아보고 하늘도 보고 앉아서 김밥도 까먹고 그러다가 중간에 막 미친듯이 뛰기도 하고 그러다가 숨 고르면서 물도 마시고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 그냥 그런 변주로 또 살아가야지.
그냥 오늘을 살아야지.
이런 오늘을 살아가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항상 고민하고 고찰하고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나에게 감사하다.
요즘 스스로 궁디 팡팡 해 주려고 많이 노력중이다! 스스로를 여전히도 미워하고 못미더워 하고 그렇지만.. 뭘 잘해야지만 이뻐하는게 아니고 그냥 존재자체로 이쁘다 해줘야지. 잘하고 있다 해줘야지. 잘 하고 있지 않아도 그렇다고 해 줘야지. 항상 너 편이라고 해 줘야지. 누군가가 그래줬으면 좋겠다 하는 것들을 스스로에게 해주는.. 그런 한 해를 또 보내보겠다고 생각한다. 해피뉴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