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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연 Sep 03. 2023

폼나는 패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기는 것만큼 중요한 게 있다면 무엇일까. 또 한 번의 승리? 상대가 나의 승리를 넘보지 못하게 하는 것? 승리를 유지하는 것? 생각 끝에 이런 해답을 도출해 보았습니다.


이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멋있게 지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우리는 모두 이기는 법을 가르칩니다. 왜 우리는 이기는 법만을 가르치는 걸까요? 이기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하게 지는 사람이 있을 텐데 말이죠. 세상의 원칙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세상은 승자만을 기억합니다. 역사 역시 승자에 의해 쓰였으니, 당연합니다.


저 역시 언제나 승리하고 싶고, 승리자로 기억되고 싶으니 이것은 반박할 수 없는 당연한 이치입니다. 하지만, 우리도 언제나, 언젠간 질 수 있습니다. 항상 이기기만 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죠. 그런데 왜 아무도 멋있게 지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것일까요?


진다는 것이 그저 패배를 뜻하는 것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손뼉 칠 때 떠난다는 것 역시 일맥상통한다고도 생각합니다. 멋있게 떠난다, 뒤돌아보면서 후회하지 않는다. 이기는 것에 대한 집착과 욕심을 버린다면, 지더라도 멋있게 진다면 우리가 그 무대의 주인공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는 것을 누구나 두려워합니다. 도태되는 느낌과 함께 몰려오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한탄 등을 극복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멋지게 지는 방법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은 승리자만을 기억한다고 하지만, "까짓것 질 수도 있지, 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면 조금 더 우리의 삶이 편안해지지 않을까요? 삶은 아니더라도, 마음이라도 조금은 더 편안하지 않을까요? 저는 당신이 편안하길 바랍니다. 웃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길 바랍니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으로 둘러싸인 밤이 아닌,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며 미소 지을 수 있는 하루였기를 바랍니다.


그러니, 우리 지더라도 괴로워하지 말아요. 대신 멋있게 지면 됩니다. 폼나는 패배, 그거면 됩니다.


글, 신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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