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이 올까요? 과연?
"이놈 자식, 하지 말라니까 또 이렇게 해놨네!"
물건 좀 제대로 두라고, 자기 물건은 자기가 좀 챙기라고 수십 번 말을 해도 안 듣는 아이 때문에 잔뜩 화가 나 버렸다. 말을 안 듣는 게 아이는 당연한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 번 말해도 안 고쳐지지 않는 아이의 행동은 너무 나를 화나게 한다.
애가 어렸을 때는 잠을 안 잔다는 거, 끊임없이 떼를 쓴다는 거 왜 이무도 이야기를 안 해줬을까! 5살 6살 귀여운 아이가 지나면 말 안 드는 아이들을 끊임없이 돌봐야 한다. 하기사 안다고 크게 달라졌을 거 같지 않다. 모든 일이 직접 겪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니! 자식을 키우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일 줄인지는 미처 알지봇했다.
혹 나중에 생각해보면 이때도 너무 그리울 수 있겠지만 지금 힘든 건 힘든 거니까.
자식을 다들 지극정성으로 대학고 자식이 삶의 행복이라는데 자식을 키우는 건 어렵기만 하다. 남들은 카톡 프로필에 자식이 태어난 날짜까지 하나하나 세어 우리 누구가 태어난 지 며칠. 이런 식으로 자기 자식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데 난 카톡 프로필에 자식을 올려놓기는커녕 밖에서 아이들 이야기하는 것도 꺼려지네.
아이들 시간에 맞춰서 학원 보내고 숙제시키고 또 집에 와서 정리하고 밥하고... 이참에 나의 하루 일과를 한번 적어봤다.
수요일
6시 기상 후 아침 준비
7시 반 막내 깨워서 밥 먹여서 셔틀 태움.
8시 셔틀 태우고 돌아와서 나머지 두 명 깨운 후 준비시켜 학교 보냄
8시 반 아이 아빠 깨워서 준비시켜 출근 시킴
9시 돌아와서 집 청소.
10시 장 보러 갔다 와서 점심준비
12시 점심 식사 후 첫째 둘째 하교 준비
1시 둘째 아이 미술 대려다 주고 와서 바로 첫째 아이 상가 학원 데려다 줌
2시 반 셔틀 타고 온 막내 아이 간식 제공
3시 학원 간 아이들 하나씩 집에 데려옴
4시 막내 수학학원 데려다 줌
5시 첫째 수학학원 데려 다움
6시 둘째 온라인 수업 준비.
.
.
.
이런 식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 밤 12시 하루 일과 끝.
적다 보니 바쁘긴 엄청 바쁘다. 가장 스트레스받는 것은 시간에 쫓겨서 늦을까 봐 마음이 두근두근 하다는 것이다. 주말도 거의 비슷하니 스트레스 안 받을 수 없지.
친구에게 전화해서 이렇게 힘들다고 하소연하니 그렇게 불평만 하지 말고 너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했다. 나중에 아이 다 키워놓고 원하는 것을 하다가는 너는 다 늙어있을 거라고. 현타를 맞은 느낌이다. 내 친구 A는 밤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걸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또 다른 친구 B는 쇼핑으로 삶의 행복을 찾는다.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고 불평만 할 게 아니라 무엇을 해야 내가 행복한지, 마음이 편해지는지 오늘이 더 좋아지는 일이 우엇인지 찾아야겠다. 이렇게 불평만 한다고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 말이다.
몰 하면 행복해질까? 이 나이에 누구에게 홀딱 반할 일도 없고, 돈이 많아서 보석이나 옷 등을 펑펑 사면서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도 없고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찾아야 하는 게 나의 과제일 것이다. 삶의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고 한다. 행복은 누가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찾아야 한다. 내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달린것이다. 한번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