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편 - 프랑크푸르트에서 슈투트가르트까지
처음으로 해보는 유럽에서의 운전
숙소에서 첫 날 밤을 무사히 보냈다. 오늘의 일정은 슈투트가르트에 가는 것.
오전 8시 열차를 예매해뒀기에 후딱 체크아웃을 하고 중앙역으로 향했다.
마침 마실 물과 음료수를 하나 사야했기에 중앙역으로 들어가면 있는 DB store로 향했다. DB store는 한국의 편의점과 비슷한 느낌의 매장으로, 간단한 식사용 샌드위치와 빵들, 간식과 음료 담배 등을 파는 매장이다.
음료 냉장고를 보던 중 내 눈에 들어온 것은 Vio Zitrone 어쩌구였다. 바로 집어들고 결제를 하러 가던 중 손에서 음료를 놓쳐서 바닥에서 3바퀴 굴렀다. 덕분에 음료를 까는 순간 나를 반겨준건 잔뜩 부풀어버린 탄산들,,,
한순간에 아침부터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한복판에서 탄산과 씨름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슈투트가르트로 가는 열차는 직행이 아닌 환승열차였다. 40분정도 이동한 후 멘하임 중앙역에서 환승을 했다. 멘하임에서 슈투트가르트까지는 약 40분 정도.
처음 프랑크푸르트역에서 열차를 타고 좌석번호를 헷갈려 다른 사람이 예약한 자리에 실수로 앉아있었다.
"여기는 내 자리인 것 같은데, 너 좌석 번호가 어떻게 되냐?"라고 물어보길래 좌석번호를 보여주었다.
다행히도 친절하셔서 거긴 내 옆자리라고 알려준 뒤 멘하임역에 가는 동안 스몰토크를 했다. 이때 기계공학의 독일어 발음도 알아내었다.
정말 놀라웠던 것은, 멘하임에서 슈투트가르트로 가는 열차 옆쪽으로 아우토반이 있었다.
당시 우리 열차의 속력은 250km/h였는데, 어느 3시리즈 한 대가 열차를 추월해서 지나가는 것을 보고
'아 진짜 독일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에서 내려서 바깥으로 나오니, 진짜 2차세계대전때 지었을 것처럼 생긴 건물을 역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출구를 잘못 나와버렸다!
내가 가려는 곳은 도시방향 출구였는데, 공원 한복판으로 나온 것이 아니겠는가.
지도를 보니 주변에 길은 없어서 결국 나왔던 곳으로 다시 들어갔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찾아낸 슈투트가르트 중앙역 U-Bahn역이다.
오늘부터 슈투트가르트에서 떠나는 날까지 렌트카를 빌려두었기에 슈투트가르트 공항으로 가서 렌트카를 수령하러 가는 길이다. 사실 계획적으로 빌려두었던 건 아니고, 독일까지 왔는데 자동차를 한번 운전해보고 싶어서 슈투트가르트로 오는 길에 알아보며 예약한 렌트카였다.
아직까지는 적응이 되지 않는 스크린도어가 없는 독일의 지하철 역이다. 조금 무서워서 뒤쪽 벽에 바짝 붙어있었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
유럽 감성 낭낭한 전철을 타고 공항으로 이동 중이다.
중앙역에서 공항까지는 약 30분정도가 걸린다.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주변 풍경을 구경하고 있으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그저 독일의 시골 풍경일 뿐이지만,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지평선이 정말 끝없이 펼쳐져있었다. 해외여행을 오면 우리나라와는 다른 자연경관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요소인 것 같다.
슈투트가르트 공항에 도착해서 렌트카를 찾으러 갔다.
렌터카 카운터에 가서 렌터카 관련 설명을 차근히 듣고 차키를 수령했다.
식당같은 곳이면 대충 듣고 넘어갔을 건데, 보험과 관련된 내용도 있으니 모르겠는 내용은 다시 물어보면서 차를 빌렸다. 독일의 렌터카는 게런티를 미리 카드로 결제하고, 나중에 반납 후 문제가 없으면 그 결제한 금액을 환불해주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렇게 빌린 시트 사의 아테카라는 차량이다.
메뉴얼 차량 운전이 가능한 나는 약 20% 더 저렴한 수동 차량을 빌렸다.
그래도 나름 요즘 차라고, 시동도 꺼지지 않게 도와주며 변속 타이밍까지 알려주는 기능들이 있었다.
아무 계획 없이 그저 독일에서 차를 타보고싶어 빌렸던 차량이라 다음 계획이 없었다.
그래서 다음날에 갈까 했던 포르쉐 박물관을 오늘 가기로 했다.
슈투트가르트 공항에서 포르쉐 박물관까지는 약 40분 정도가 걸렸다.
일부로 시냇길이 아닌 간선도로를 타고 왔다.
제 아무리 교통선진국인 독일이라지만, 시냇길은 서울과 다를 바가 없었다. 물론 운전자의 시민의식은 다르긴 하지만...
항상 인스타그램에서 남들이 갔던 사진만 보다가, 그 장소에 내가 실제로 오니 느낌이 새로웠다.
이 감정은 글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벅찼다.
항상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었고, 나름 돈에 여유가 있으면 시간이 없었기에 꿈만 꾸던 독일 여행이었는데 그 꿈을 이루었다는 감정이 너무 벅찼다.
포르쉐 박물관에서는 911 한 대쯤은 비싼 차도 아니었다.
문 앞에 누구나 구경할 수 있게 전시를 해두고, 미리 예약을 하면 저 차로 시승도 해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나는 예약을 하지 않았기에 구경만 했다.
건물의 천장이 금속이라 밑에 걸어가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마치 미래세계로 들어가는듯한 기분이 드는 입구였다.
아직 점심을 먹지 않았어서 박물관 안에 있던 식당에서 '911 carerra' 라는 메뉴를 주문했다.
특이하게도 메뉴 이름이 포르쉐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이름들이었다.
911 외에도 718박스터, 마칸, 카이엔처럼 차량의 모델명으로 된 메뉴들이 있었고, 주로 독일 전통 음식들이었다.
911카레라 메뉴는 빵가루로 튀겨낸 슈니첼로, 독일의 전통음식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돈가스이다.
포르쉐 박물관이기에 구경할 수 있는 차들이 정말 많았다.
희소성도 높고 포르쉐만 가지고 있는 컨셉트카들도 정말 많았다. 특히 저 918스파이더는 일반 도로에서는 절대 못 본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희소성이 높은 차량인데, 박물관 안에만 4대가 있었다. 심지어 그 중 한 대는 반으로 갈라서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차량이었다.
입장료는 16유로정도였는데, 돈이 아깝지 않았다.
나치독일 시절에 포르쉐에서 만들었던 탱크의 블루프린트도 전시되어있었다. 화면을 돌려보며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어서 기술력만 된다면 실제로 만들 수도 있을 정도로 정밀한 청사진이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숙소로 왔다. 슈투트가르트에서 예약한 숙소는 슈투트가르트의 '밀레니오'라는 대형 쇼핑몰 위에 위치해 있었다.
마치 한국의 스타필드를 보는듯한 느낌이었지만, 한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새로운 느낌을 자아냈다.
쇼핑몰이 너무 거대해서 숙소를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행히 캐리어는 차에 두고 숙소 위치를 먼저 찾으러 올라왔기에 조금 헤메도 힘들지 않았다.
숙소에 체크인을 한 뒤, 본격적으로 쇼핑몰을 둘러보던 중 아시아 마켓을 찾았다.
사실 유럽까지 와서 아시아 마켓을 구경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지만, 밖에 전시되어 있던 비비고의 물만두와 종가집 김치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매장 안에 들어가보니 베트남부터 한국음식까지 다양한 아시아 계열의 음식들을 팔고 있었다.
특히 한국의 음식들이 많았는데, 떡볶이를 시작으로 배추김치까지 다양한 한국 음식 또한 전시되어있었다.
역시 한류 열풍인건지 꽤나 한국스러운 식당이나 가게가 꽤 많았다. 심지어 블랙벨트 태권도장도 있는 거 보면
유럽도 한류 열풍이 불고있는 거 같다.
점심을 늦게 먹어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았어서 쇼핑몰 1층에 있던 마트에서 병 맥주 2병과 테이크아웃 면 요리를 사왔다. 디즈니 영화나 미국 영화에서 종종 보이는 박스 안에 들어있는 그 면 요리를 팔길래 궁금해서 사봤다.
맥주는 첫 날 프랑크푸르트에서 마셨던 독일 드래프트 맥주인 빗츠버거(?)를 사왔다. 이후로도 병맥주를 먹을 일이 있을때면 저 맥주는 항상 영수증에 포함되어있을 정도로 맛있었다.
면의 비주얼은 맛있어보이지만 실제로 맛은 그냥 그랬다. 간장 맛이 나는 라면 과자를 끓여놓은 맛이라고 표현하면 맞을 거 같다. 실망스러운 맛이었지만 항상 한번쯤은 경험해보고 싶었던 음식이었기에